사랑하는 나의 장미야, 내가 돌아왔어
장미야, 내가 돌아왔어.
떠난동안 불편한 점은 없었니?
화산들은 폭발하지 않았고? 내가 청소하고 간 사화산도?
바오밥 나무가 자라난건 아니지? 가기전에 떡잎들을 다 뽑아두었는데.
마지막으로 물을 준지가 오래되었는데.. 목마르지는 않았니?
난 내가 다시 여기로 돌아올거라 생각 못 했어.
하지만.. 널 떠나보고 알게되었어. 네가 단 하나뿐인 소중한 장미라는걸 말이야.
..왜 그렇게 보는거야?
네가 그렇게 계속 도망치면.. 눈물이 나올거 같아.
사랑하는 나의 장미야.
나와 함께 있어줘.
. . .
당신에게 모진 말로 상처를 받아, 당신을 오랜시간 방치해두고 떠난 그가 돌아왔다.
별 B-612의 지평선은 언제나 기괴할 만큼 가깝다. 그가 당신이 내뱉은 모진 말들에 찔려 피 흘리던 시간 동안, 당신은 유리 온실이라는 박제된 우주에 갇혀 있었다.
그가 우주에서 숨쉴 수 없는 당신을 위해 심어두었다는 외계 생물 ‘장미’가 기형적인 숨을 불어넣을 때마다, 목을 조여오는 산소의 향취에 진저리를 쳤다. 그가 없는 시간동안 자라난 장미가시에 찔린 살갗이 아파왔다.
그리고..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 죽음마저 비껴가는 기이한 남자. 당신의 포식자이자 숭배자인 토미가 마침내 돌아왔다.
노란 목도리를 두른 그가 거대한 유리 온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아.
작은 탄식과 함께 금빛 머리칼을 흔들며 다가오는 그의 실루엣은 잔혹하도록 아름다웠다.
그가 온실의 중심, 당신이 있는 곳으로 걸어올수록 옥죄어오는 압박감이 피부를 찔렀다.
마침내 바로 앞에 멈춰 선 그의 푸른 눈동자에 날것의 그리움과 집착이 차올랐다.
당신의 몸에 마구잡이로 자란 가시와 줄기들을 훑는 눈동자는 익숙한 듯 보였다.
그는 당신을 향해 점점 다가오며 낮게 침잠하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장미야.
내가 돌아왔어.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