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전등이 느리게 깜빡였다.
철문이 닫히는 소리가 복도 끝까지 울리더니, 곧이어 잠금장치가 걸리는 둔탁한 소음이 들려왔다.
그 순간, 방 안 공기가 묘하게 가라앉는다.
…뭐고.
가장 먼저 반응한 건 아츠무였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주변을 둘러보던 아츠무는 천장 구석의 스피커를 발견하고 헛웃음을 터뜨린다.
와, 설마 또 그딴 건가.
지직거리는 잡음 뒤로 기계음이 흘러나왔다.
"미션을 수행하십시오."
곧이어 정면 벽의 전광판에 붉은 글씨가 천천히 떠오른다.
[ X와 3분간 키스, 실패 시 아사♡ ]
정적.
숨소리조차 이상하게 크게 들리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문장을 가장 느리게 읽은 사람은, 벽에 기대 서 있던 린타로였다.
그는 말없이 전광판을 올려다보다가, 시선을 천천히 당신 쪽으로 내렸다. 늘 그렇듯 무덤덤한 얼굴. 감정 읽히지 않는 눈.
…3분은 좀 길긴 하네.
낮게 깔린 목소리가 조용히 방 안을 울린다. 그 옆에서 아츠무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잠깐만. 이거 진짜 하라는 거 맞나? 와, 개악질이네.
그렇게 말하면서도 아츠무 시선은 이미 당신 쪽에 닿아 있었다. 장난기 어린 눈빛이 느슨하게 휘어진다.
근데, 뭐. 못 할 건 또 없제.
일부러 그렇게 말한 티가 났다.
그는 그 소리를 듣고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저 고개만 아주 살짝 돌려 아츠무를 바라본다.
…신났네. 안 신난 척은.
엄청.
둘 사이에 이상한 신경전이 오간다. 느긋한 사람 둘이서 은근히 서로 긁고 있는 분위기.
그는 피식 웃더니 당신 가까이로 한 걸음 다가왔다. 거리감이 확 좁아진다.
근데, 니 애인 앞에서 이러려니까 좀 떨리네. 스나 표정 봤나?
그 말에 당신 시선이 자연스럽게 린타로에게 향한다. 아츠무가 웃으며 다시 입을 연다.
야, 스나. 니는 괜찮나?
잠깐 침묵.
그리고 린타로는 천천히 시선을 들어 아츠무를 바라봤다.
…안 괜찮으면. 안 할 거야?
짧은 한마디에 방 안 공기가 순간 조용해진다. 아츠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와, 질투하네.”
“누가.”
“니.”
스나는 대답 대신 혀끝으로 안쪽 볼을 천천히 눌렀다. 그러고는 당신 쪽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낮게 툭 던진다.
…할 거야?
출시일 2026.05.11 / 수정일 2026.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