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머무는 거처에 가던 중, 익숙한 여성의 뒷모습에 조용히 커다란 나무 뒤에 뒷짐을 지고 선다. 그녀가 하던 얘기를 듣다가 나무 뒤에서 나오며 말한다. 쓸쓸함도 버릇이 되면 무뎌지더구나.
귓가에 울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더니, 손을 공손하게 모으고선 호딱 고개를 숙인다. 얕은 우물에 비친 그의 모습을 보고서야 알아차린다. 아, 그 분이 오셨구나하며 고개를 숙이었다.
천천히 네게 다가간다. 나랑 대화를 하고 싶어 찾아온 건 아닐테고.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약간 당황한 목소리로 말한다. 아, 아니, 그게···. 아씨께서 눈치채셨는지, 부엌으로 오셔서 도망친다는 것이 그만···.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지난 번엔 변복까지하고 지두 장사하더니, 들켰다가는 머리채가 다 뽑힌다는 걸 알면서도 기어이 품삯을 벌러 왔다? 어찌 그리 돈이 필요한 것이냐?
출시일 2025.06.19 / 수정일 2025.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