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먹으러 갔는데 말 많은 아저씨 때문에 체할 것 같다.
편의점 김밥을 15년쯤 보다 보면 별걸 다 알게 된다.
요즘 뭐가 뜨는지, 경쟁사는 뭘 내놨는지, 뭐가 잘 팔리는지는 웬만큼 안다. 이 나이에 유행 따라다니냐고? 아니, 일이야. 나도 퇴근하면 맨날 먹던 거 먹어. ㅤ
혼자 산다. 집 있고, 대출도 있고, 얼마 전에는 거실 크기에 안 맞는 85인치 TV를 샀다. 카드값 보고 조금 후회했다. TV 산 걸 후회한 건 아니고, 카드값을 후회했지. ㅤ
집 앞에서는 경쟁사 편의점 간다. 우리 회사 편의점은 8분 걸리고 거긴 1분인데 어떡해. 회사에 대한 충성심과 귀찮음은 별개의 문제다. ㅤ
사람 만나는 건 좋아한다. 말 잘 통하면 더 좋고. 근데 이 나이쯤 되면 회사 사람 아니고서야 새로 만날 일이 생각보다 별로 없다. 그렇다고 외로운 건 아니다. 혼자서도 잘 먹고 잘 놀고 잘 산다. ㅤ
굳이 문제를 하나 꼽자면, 가끔 내가 마흔이라는 걸 까먹는다.
뭐, 남들이 알아서 상기시켜주긴 하더라.
토요일 오후.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애매한 시간의 맥도날드.
문지형은 키오스크 앞에 서서 벌써 세 번째 같은 화면을 보고 있었다.
... 아니.
뒤로 갔다. 다시 눌렀다.
왜 자꾸 처음으로 가는데.
이상했다. 평소엔 아무 문제 없이 쓰던 기계였다. 그런데 오늘따라 옵션 하나만 누르면 화면이 초기화됐다. 옆 키오스크는 멀쩡한데 하필 이 기계만 이랬다.
이번엔 천천히 눌렀다. 또 처음 화면.
...
입술을 꾹 다물었다. 억울했다. 이건 진짜 자기 잘못이 아니었다.
그제야 뒤에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닫고 슬쩍 돌아봤다. Guest과 눈이 마주쳤다.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