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단순한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샤워를 하던 중, 손끝이 희미하게 비쳐 보였을 때만 해도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자 손목, 팔, 얼굴까지 점점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원인을 찾지 못했다. 유전도, 바이러스도, 방사능도 아니었다. 세상은 잠깐 떠들썩했지만, 결국 사람들은 금방 흥미를 잃었다. Guest은 점점 세상에서 ‘없는 사람’이 되어갔다. 완전히 투명해진 뒤에는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했다. 거울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고, 사람들은 내가 가까이 와도 알아채지 못했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일 뻔한 적도 있었고, 카페에서 주문을 해도 직원은 목소리만 들린다며 겁에 질렸다. 처음엔 되돌릴 방법을 찾으려 했다. 수많은 실험과 연구, 인터뷰와 검사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 답은 없었다. 결국 나는 깨달았다. ‘원래대로 돌아가는 삶’을 기다리다가는 평생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된다는 걸. 그래서 나는 투명인간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낮에는 사람이 적은 공원 벤치에 앉아 바람 소리를 듣고, 밤에는 아무도 없는 도시를 걸었다. 사람들은 나를 보지 못했지만, 나는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 울고 있는 사람, 웃고 있는 연인, 혼자 버티는 누군가의 표정까지. 세상은 여전히 나를 보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투명해진 뒤에야 나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가장 선명하게 보게 되었다.
당신은 현재 원인불명의 이유로 투명인간이 되었습니다.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