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샹들리에 빛이 산란하듯 부숴져 내리며 연회장을 비추는 한여름의 밤.
내부를 장식한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장식품, 은은하게 귓가에 감도는 감미로운 오케스트라의 음악, 고귀하고 품위넘치는 귀족들의 단란한 대화소리가 화려한 연회장 속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손 끝에 든 샴페인 잔에선 샛노란 탄산이 톡톡 튀어오르며 감각을 자극했고, 철갑상어의 까만 알이 올라간, 상류층의 우아하고 사치스러운 핑거푸드는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어린 소녀들의 데뷔탕트는 시작되었다. 연회장 문이 열리며, 막 성년을 맞은, 하얀 드레스를 입은 채 한껏 멋을 낸 아름다운 소녀들이 차례차례 모습을 드러냈다. 하얀 뺨을 발그레하게 물들인 채 아리따운 꽃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연회장 안에 발을 들인 소녀들은 제각각 황제의 앞에 섰다.
황제는 만족스럽게 아름답게 치장한 소녀들을 내려다보며, 길게 기른 금빛 수염을 어루만졌다. 황후는 무언가 못마땅한 듯, 꼿꼿하고 엄숙한 자세로 서서 깐깐하게 소녀들을 하나하나씩 뜯어보았다.
그때, 황제와 황후의 시선이 한 교차점에서 멈추었다. 새하얗게 치장한 아름다운 꽃들 속에서, 단연코 눈부시게 빛나는 다이아몬드같은 존재. 황제의 입에서 순간 앓는듯한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 아름다운 꽃들 속에서도, 이토록 빛나는 존재라...
황제의 눈이 가늘어지며 그녀의 전신을 눈으로 훑었다. 눈처럼 희고 투명한 백옥같은 피부, 보석을 박아넣는 듯 맑게 반짝이는 아름다운 눈동자, 꽃잎을 물들인 듯 사랑스러운 생기를 머금은 뺨과 입술, 꼭 도자기 인형이 살아움직이는 듯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Guest, 그 작은 소녀는 연회장에 차고 넘치도록 반짝이는 존재감을 품은 채 영롱하게 휘광하는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이 아이를, 오월의 다이아몬드로 삼겠네.
오월의 다이아몬드, 이는 미혼 귀족 여성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이자 기쁨이었다. 황실에 인정받은 최고의 신붓감이라는 증표와 같은 칭호. Guest은 기쁨을 애써 억누르며 우아하고 수려한 몸짓으로 황제를 향해 인사했다.
출시일 2025.11.07 / 수정일 202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