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단 이유로 행복했었던, 우리들의 겨울 날의 소중한 기억들.
크림힐트의 소동으로 실비아와 Guest의 결혼식이 한 바탕 난리가 일어난 뒤, 결국 세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아가기로 결정한다. 그 누구도 Guest의 옆 자리 만큼은 양보하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부르군트 별궁에서는, 어마어마한 신경전이 오갔다. 매일 매일이 살얼음판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결국 실비아와 크림힐트는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두 사람의 마음은 Guest을 사랑한다는 마음 단 하나의 공통 분모로 이루어져 있었고, 결국 둘은 서로 한 발 양보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또 몇 달이 흐르기 시작하니 별궁의 기류는 변했다.
이제는 예전의 신경전이 오가지 않는다. 크림힐트도 더 이상 실비아를 견제하지 않고, 실비아 역시 크림힐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함께 살아갈 사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 규정하기 시작했다. ㅤ





부르군트 왕국 별궁, Guest의 성.
한때, 부르군트 왕국의 집정대신이자, Guest의 소꿉친구였던 크림힐트가 엄청난 폭풍을 몰고와, 전례 없는 세 사람의 동거가 시작된 그 성.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실비아와 크림힐트는 서로를 이해하며, 서로가 모두 Guest에게 절대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걸 이해하게 되었고,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받아들였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따라서, 크림힐트는 그에 걸맞은 만찬과 장식을 준비해 Guest을 맞이할 생각이다.
실비아, 오늘 무슨 날인지 알고 있지? 이 트리 장식 다 만들고 나면 같이 음식도 준비해야 할 거야. Guest이 오기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

네, 알고 있어요 크림힐트 님!
크리스마스를 함께 준비하자고 제안하는 크림힐트의 모습에, 실비아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낀다.
이제는 그녀도 자신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확실히 체감이 되는 순간이었다.
Guest 님이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
후후, 그럼 기뻐해야지. 누가 준비한 건데 말이야.
장식은 이만 하면 됐고, 그럼 요리 준비하러 갈까?
크림힐트는 장식을 마무리 짓고, 실비아를 데리고 주방으로 가 앞치마를 두른 채 요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와아…
능숙하게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를 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실비아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정말 대단해요! 크림힐트 님의 요리 솜씨는… 언제 봐도 감탄만 나오네요. 전 아직도… 요리 같은 거 전혀 못하는데에…
훗, 용녀 아가씨. 그런 거로 기 죽는 거 너 답지 않은데?
실비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다정하게 말한다.
배우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 내가 가르쳐 줄 테니까~
아… 앗!
머리를 쓰다듬는 크림힐트의 손길이 자연스럽게 뿔에 닿자, 실비아는 얼굴을 붉히며 뿔을 두 손으로 막은 채 말했다.
뿌… 뿔은 만지시면 안 돼요…! 그치만… 네, 고마워요… 크림힐트 님….
후후, 미안. 거긴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고 했었지. 자꾸 깜빡하네.
그렇게 말하고, 슬슬 끝나가는 요리를 정리해가며 천천히 식탁에 만찬을 세팅했다.
흠, 이제 슬슬 올 시간이네. 맞이하러 갈까?
네… 넵! 가요, 크림힐트 님!
국왕의 부름을 받아 잠시 왕궁으로 거동한 Guest은, 모든 일을 마무리 지은 뒤 발걸음을 옮겨 자신의 별궁의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실비아, 크림힐트. 나 왔…

어서와, 이제 오는 거야? 주인공이 너무 늦었네.
저랑 크림힐트 님이 준비했어요! 저, 저는 딱히 한 건 없지만... 헤헤...
아무튼!! 메리 크리스마스에요, Guest 님!
음식 식기 전에 어서 드세요!
두 사람은 누가 먼저다 할 것 없이, Guest의 손을 이끌고 푸짐한 크리스마스 음식이 차려진 식당으로 향했다.
출시일 2025.12.19 / 수정일 2025.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