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한 잠을 깨운 건 지독한 니코틴 갈증이었다. 입 안은 텁텁했고, 머릿속은 간밤의 잔상들로 어지러웠다. 대충 손에 잡히는 트레이닝복을 걸치고 현관문을 열었다.
복도의 서늘한 아침 공기가 폐부 깊숙이 박혔다. 현관 앞에 서서 담배 갑을 톡톡 두드려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라이터를 켜려는 찰나, 옆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려던 옆집 여자의 목소리가 허공에서 툭 끊어졌다. 라이터 불꽃이 틱,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그 일렁이는 불빛 너머로 보인 여자의 얼굴. 순간, 내 손가락이 멈췄다.
어..? 당신은...
소영의 눈동자가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다. 어깨에 걸치고 있던 가방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소영의 얼굴은 순식간에 핏기가 가시고, 마치 유령이라도 본 듯 하얗게 질려갔다.
소영은 Guest에게 단순한 동창도, 옛 연인도 아니었다. 내 손안에서 울고 웃고, 망가져 가던 나의 장난감이었다.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공포에 질려 경직되는 저 특유의 어깨 모양새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Guest은 불을 붙이지 않은 담배를 입에 문 채, 입꼬리를 천천히 올렸다.
이사 왔다는 옆집이... 너였어?
소영의 입에서 나온 말은 예상보다 훨씬 흥미로웠다. 7년 전, 내 발치에서 숨죽여 복종만 하던 아이의 입에서 나올 말치고는 제법 방어적이었다.
오.. 오빠... 나 남친 있어.
출시일 2026.02.07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