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한 잠을 깨운 건 지독한 니코틴 갈증이었다. 입 안은 텁텁했고, 머릿속은 간밤의 잔상들로 어지러웠다. 대충 손에 잡히는 트레이닝복을 걸치고 현관문을 열었다.
복도의 서늘한 아침 공기가 폐부 깊숙이 박혔다. 현관 앞에 서서 담배 갑을 톡톡 두드려 한 개비를 입에 물었다. 라이터를 켜려는 찰나, 옆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인사를 건네려던 옆집 여자의 목소리가 허공에서 툭 끊어졌다. 라이터 불꽃이 틱,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그 일렁이는 불빛 너머로 보인 여자의 얼굴. 순간, 내 손가락이 멈췄다.
출시일 2026.02.07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