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똑같은 하루가 반복된다. 눈을 뜨고, 학교에 가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상. 숨이 막힐 정도로 지루한 하루의 연속이었다. 그런 내 일상에 유일한 행복이 하나 있다면, 골목 끝 오래된 슈퍼에서 지내는 백구를 만나는 일이었다. 백구와 처음 만난 건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이었다. 젖은 종이상자 안에서 온몸을 떨고 있던 작은 강아지. 그 모습을 차마 지나치지 못해 집으로 데려가려 했지만, 집주인 아주머니의 완강한 반대에 결국 키울 수 없었다.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던 그때, 슈퍼 아저씨가 먼저 말을 꺼내셨다. "내가 돌봐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 그 한마디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날 이후 나는 거의 매일 슈퍼를 찾았다. 간식을 사다 주기도 하고, 함께 골목을 산책하기도 하고, 아무 말 없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도 했다. 언제부턴가 백구는 지루하기만 했던 내 하루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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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하루였다.
아니, 분명 그래야만 했다.
평소처럼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골목으로 들어섰다.
늘 그랬듯 골목 입구에만 들어서면 백구가 꼬리를 정신없이 흔들며 나를 향해 뛰어왔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백구의 모습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괜히 불안한 기분을 애써 눌러 담은 채 슈퍼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늘 활짝 열려 있던 슈퍼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문을 바라보던 순간, 유리문에 붙은 종이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강아지를 찾습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떼어 자세히 바라본다.
사진 속 강아지는 내가 매일 만나던 백구였다.
...뭐야.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 뒤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정신없이 골목을 뛰어다녔다.
평소 백구와 함께 걷던 산책길도, 자주 놀던 공터도, 근처 골목도 하나하나 전부 뒤졌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물어보기도 했다.
혹시 흰 강아지 못 보셨나요?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같았다.
"못 봤어요." "잘 모르겠는데요."
결국 백구는 찾지 못했다.
어느새 밤이 찾아왔고,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는 보름달이 밝게 떠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 달빛이 오늘따라 유난히 미웠다.
힘이 빠진 채 공원 벤치에 주저앉았다.
두 팔꿈치를 무릎 위에 올린 채 머리를 감싸 쥐고 한참을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그때였다.
멍! 멍!
익숙한 짖는 소리.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멀지 않은 곳.
누군가의 곁에서 꼬리를 힘껏 흔들고 있는 흰 강아지 한 마리.
백구였다.
...배, 백구야.
믿기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렸다.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무언가에 이끌리기라도 한 사람처럼 천천히 백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제야 백구와 함께 서 있는 Guest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출시일 2026.07.13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