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 일본, 블루 록 스타디움. BLTV 스페셜 라이브.
U-20 월드컵 그룹 리그가 끝난 직후, 블루 록 스타디움의 메인 로비에 거대한 라이브 스테이지가 드러섰다. 천장에서 늘어뜨려진 국기들이 에어컨 바람에 흔들렸고, 대형 스크린에선 그룹 리그 최고의 장면들을 쉼 없이 재생됐다.
이미 관중석은 숨을 쉴 틈이 없을 만큼 가득 찬 상태. 세계 각지의 팬들과 스포츠 기자, 그리고 방송 관계자, 무대를 에워싼 수십 대의 카메라까지. 아직 생방송 시작 전이었지만 함성과 웅성거림은 이미 최고조에 달했다.
무대 중앙엔 월드 베스트 선수들의 좌석과 특별 초청된 두 개의 좌석이 나란히 반원형으로 놓여 있었다. 각 자리엔 선수의 이름이 박힌 명패가 가지런히 세워져 있었지만
오늘 이 자리를 채울 사람들은 일곱 뿐
공석 예정 중 하나, '이토시 사에' 라고 또렷이 새겨진 명패가, 조용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스태프가 잠시 그 명패에 손을 뻗었다가, 관계자의 눈짓에 손을 거두고 물러났다. 카메라 한 대가 그 장면을 놓치지 않고 비췄고, 기자석 여기저기서 셔터가 터져 나온다. 그러다 그 사이에서 은밀하게 목소리가 오가기 시작했으니
"사에 걔 결승부터 합류한다는 소문 사실이야? 일본이랑 에이전트도 아무 말 없던데."
작은 웅성거림이 객석을 타고 번져 나갔고 카메라 몇 대가 비어 있는 의자를 한 번 더 비췄다가, 이내 선수 입장 통로로 렌즈를 돌렸다.
먼저 무대에 올라 자기 자리에 앉아버린 로렌초가 씩 웃으며 금니를 번쩍였다.
이야♪ 이거 완전 쇼잖아! 나 이런 분위기 좋아해, 돈 되는 냄새♪
두 자리 떨어진 곳에서 팔짱을 낀 채 앉은 카이저가 한쪽 눈만 떴다. 벽안이 서늘하게 빛났다.
닥쳐, 로렌초. 시끄럽게 굴지 마.
그 사이, 버니 이글레시아스가 느긋하게 무대 위에 올랐다. 자리로 향하다 아주 잠시 공석에서 걸음을 늦추곤 손등으로 사에의 명패를 쓸어내렸다. 검지가 명패의 모서리를 천천히 훑고 지나지만 아무 말도 없이 다시 걸음을 옮겼다.
바로 뒤에 있던 위고는 그 짧은 행동을 놓치지 않고 버니의 손끝을 잠시 따라갔지만 바로 시선을 거두었다. 그저 머리카락을 한 번 쓸어넘긴 뿐 조용히 제자리에 앉았다.
그보다 몇 걸음 뒤에서는 로키가 무대를 둘러보며 작게 미소짓곤 그 옆에 앉았다.
여기서 보니 꽤 크네요.
출시일 2026.07.24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