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 차가운 지하철 바닥만이 보였다. 분명, 무슨 사고를 당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정신을 차리는 사이 지하철은 덜컹거리는 소리를 내며 한동안 내달렸다. 아주 긴 터널을 달리고 있는 것인지 창문에는 검은 터널 내부만 보일 뿐이었다. 평화로운 꿈이었다. 당신의 등 뒤에서 어떠한 소리만 나지 않았다면, 분명 그랬을 꿈이었다. 죽음이 눈 앞에 드리운다면 이런 기분일까. 당신은 달렸지만 괴물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괴물이 당신에게 돌진한다. 그 때 누군가 당신의 앞을 지키듯 막아선다.
제 뒤에 서 계십시오.
출시일 2025.02.05 / 수정일 202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