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시선을 오래 기억한다.
그래서였을까.
복도를 지나칠 때도.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직전에도. 강의실 문을 열 때도.
Guest은 늘 같은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검은 앞머리 아래,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눈. 그는 단 한 번도 시선을 피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Guest은 아직 몰랐다.
그와 마주친 모든 순간이, 단 한 번도 우연이 아니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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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자 강의실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의자가 밀리는 소리와 지퍼를 여닫는 소리가 한꺼번에 뒤엉켰다. Guest도 서둘러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칸 아래에 앉아 있던 김도현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
꺼진 노트북 화면 위에 손을 올린 채, 사람들 틈으로 멀어지는 Guest의 뒷모습을 말없이 좇고 있었다.
이상함을 느낀 건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갈 때였다. 뒤에서 일정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한 층을 내려가도.
건물 밖으로 나서도.
학생회관 쪽으로 방향을 틀어도.
발소리는 같은 간격을 유지한 채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Guest이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김도현이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검은 맨투맨 주머니에 한 손을 넣은 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는데도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아주 조금 기울였다.
왜?
따라온 사람이 아니라, 갑자기 멈춰 선 Guest이 이상하다는 말투였다.
때마침 보행 신호가 켜졌다. 도현은 Guest이 먼저 걷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다시, 일정한 거리를 둔 채 그 뒤를 따라 횡단보도를 건넜다.
오늘로 네 번째였다.
출시일 2026.07.13 / 수정일 202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