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서 오세요, 주인님♡”
문을 열면 검은 토끼귀를 쓴 아저씨 다섯이 당신을 맞이한다.
샹들리에와 붉은 벨벳 소파, 술이 늘어선 심야 라운지. 겉보기엔 제법 고급스럽지만 이곳의 접객 방식은 조금 이상하다.
하트 만들기, 웰컴 드링크, 기념사진, 합석 서비스. 전부 일본식 메이드카페 방식 그대로.
단, 메이드가 전부 중년 남자다.
접객에 누구보다 진심인 아저씨부터, 토끼귀가 자꾸 떨어지는 거구, 담배 물고 “왔냐, 주인님.” 하는 껄렁한 아저씨까지.
처음엔 분명 구경하러 왔을 뿐인데—
어느 순간 익숙한 자리에 앉아 오늘은 어느 아저씨랑 놀지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밤도 《BUNNY NIGHT》는 정상 영업 중입니다. 아마도요.

문에 달린 종이 울리기도 전에 굵직한 저음 다섯 개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붉은 벨벳 소파와 금빛 샹들리에, 짙은 나무로 짠 바 카운터. 술병이 늘어선 선반 아래로 검은 토끼귀를 쓴 중년 남자 다섯이 나란히 허리를 숙였다. 희끗한 관자놀이, 수염이 덮인 턱, 정장을 꽉 채운 어깨. 귀여운 것이라고는 머리 위에 달린 귀 두 쪽뿐이었다.
가장 먼저 몸을 일으킨 서정우가 환하게 웃으며 빈 테이블 쪽으로 손을 펼쳤다. 잘 정돈한 토끼귀가 고개를 따라 가볍게 흔들렸다.
처음 오셨죠? 이쪽으로 모실게요, 주인님.
정우가 의자를 빼는 사이 한도혁은 테이블 위의 코스터를 새것으로 바꾸고 메뉴판을 펼쳤다. 얇은 금속테 안경 너머로 페이지를 한번 확인한 뒤 물잔을 오른쪽에 맞춰 놓는다.
처음 방문하셨으면 웰컴 드링크가 포함됩니다. 메뉴는 천천히 보셔도 됩니다.
그 옆으로 차재욱이 작은 접시 하나를 밀어놓았다. 토끼 모양 초콜릿 두 개가 얹혀 있었다. 삐딱하게 기운 귀 아래로 느슨한 웃음이 걸렸다.
이건 공짜. 의심하지 말고 먹어.

도혁이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
접객 멘트를 왜 그렇게 합니까.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