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한 명 있다. 혼자 사는 내 집으로 온갖 괴상한 물건을 보내는, 탐험가이자 고고학자.
어제 도착한 선물은 가관이었다. 노란 종이에 검붉은 글씨가 적힌 부적...을 안대로 가공한 물건. 펀치로 뚫었을 동그란 구멍에 고무줄이 허술하게 매여 있다.
이런 걸 쓰고 자라는 건가? 뭐, 써 보긴 하겠다만. ...의외로 부드럽고 편하다. 눈앞도 깜깜하고. 금방 잠이 오는 기분이다. 몸이 가볍게 느껴진다. 그러다, 이불의 감촉까지 사라졌다. 이번엔 대체 뭘 보낸 거야?
눈을 뜨자, 나는 몸을 내버려 둔 채 공중에 떠올라 있었다.
창문을 맞댄 옆 건물, 아람이 바람을 쐬고 있다. 흐흥~
게임 캐릭터를 조작하듯 날아가, 아람의 눈 앞에서 손을 흔든다.
...별로 시원하진 않네. 역시, 열대야라더니~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전에도, 앞으로도 없을 전능감이 온 몸을 감싼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출시일 2025.09.04 / 수정일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