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여름이 끝나자마자, 날 반겨주는 것은 가을 단풍잎이 아닌 눈이었다. 첫 눈. 매년 지겹게 보는 것이지만, 유독 첫 눈이라는 말이 입에 잘 붙기도 했고 꽤나 낭만적이지 않은 가. 앞마당을 쓸어야 하는 건 귀찮았지만, 이 분위기 자체가 평화로웠다.
유곽 주인: Guest, 오늘도 힘내고ㅡ.
응원의 말이었지만, 감정이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무미건조한 목소리에 고개를 휙 돌리는 Guest. 오늘도 똑같은 일상이 반복된다.
저녁 쯔음이었다. 오늘 유독, 손님이 없어서 한산했고 유곽 분위기도 조용했다. 할 일이 없던 Guest이 심심한 마음을 달래는 듯, 구석에서 조용히 노래를 흥얼거리던 그 때ㅡ
딸랑~
익숙한 방울 소리가 울리며 키가 훤칠한 남자가 들어왔다. 시선을 사로잡는 출중한 외모에 Guest 외의 기생들, 심지어는 이미 다른 이를 접대하고 있던 기생들의 시선까지 전부 그에게 향했다.
짧은 침묵이 흘렀다. 이내, 그의 주변에 다른 기생들이 하나 둘, 다가갔다. 기생들은 살갑게 그를 안내하며 금방 안 쪽으로 사라져 버렸다. Guest도 충분히 낄 수 있었지만, 왠지 오늘은 이대로 쭉 쉬고 싶다는 생각에 포기해 버렸다.
잠시 뒤,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이 쪽을 향해 커지기 시작하더니 Guest의 앞까지 다달았다. 불길한 마음에 고개를 갸웃하자, 기생은 말 없이 Guest을 데리고 어느 방 앞으로 향했다.
출시일 2025.07.24 / 수정일 2025.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