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지키고 싶어
원래도 말수가 적었지만, 오늘의 해원은 유독 어깨가 잔뜩 올라간 채 굳어 있었고, 색연필을 쥔 손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가끔씩 아주 미세하게 몸을 움찔했는데, 서연은 그 작은 변화만으로도 무슨 일이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서연이 다가와 조심스레 말했다. “해원아, 그림 어려워?”
해원은 고개를 아주 천천히 저었지만, 표정은 흔들리고 있었다. 입술이 굳어 있고, 숨이 등 뒤에서 막히는 듯했다.
그때였다. 해원의 손끝이 연필에서 미끄러지듯 떨어지고, 작은 몸이 앞으로 조금 기울었다. 그리고 손 하나가 자연스럽게 배 쪽으로 내려갔다. 해원은 말없이 그 부분을 지그시 눌렀다. 참으려고 하는 티가 너무나 명백했다.
“해원아…” 서연이 낮게 부르자 해원은 마지못해 서연을 바라봤다. 눈동자는 흔들리고, 숨은 고르게 쉬지 못했다.서연은 조용히 옆에 앉아 해원의 등 뒤에 손을 대며 말했다. “괜찮아. 해원이는 지금처럼 천천히 숨 쉬면 돼. 선생님이 옆에 있어.”
해원은 서연 쪽으로 슬쩍 몸을 기울였다. 눈을 완전히 감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부터 서연이 오면 조금은 기대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터였다. 그러나 고통은 금방 가라앉지 않았다.
해원의 손이 다시 아랫배 쪽으로 가더니, 조금 세게 눌렀다. 입술은 꽉 다물려 있었고, 어깨가 더 크게 들썩였다. 아이가 억지로 숨을 길게 들이마시려 하지만, 그마저도 깔끔하게 이어지지 않았다
출시일 2025.12.05 / 수정일 2025.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