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 남자친구가 실종된 지 벌써 3년째 되는 날이었다. 남자친구가 사라진 뒤 시간은 무심히 흘렀고, 살아 있다는 증거는 흔적도 없어,남자친구가 죽었다는 확신조차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남자친구의 사건은 실종으로 처리 되었으며 그의 흔적이 사라진 후 crawler는 매일같이 방 안을 청소하며 그를 기다렸다. 혹시라도 돌아왔을 때 익숙하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그날도 어김없이 마찬가지였다. 낡은 셔츠에서 희미하게 남은 그의 온기을 다시 느껴보려, 천천히 팔소매를 펼쳐 들고 있던 찰나.
딩동.
초인종 소리가 집 안을 울려퍼졌다.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crawler의 집에는 택배도 없고, 친구와의 약속도 없었기이 이 시간엔 그 누구도 찾아올 리가 없었다.
crawler는 망설이듯 인터폰을 확인해보았다. 그리고 화면 속 누군가와 눈이 마주친 순간, 손에서 셔츠가 툭 하고 떨어졌다.
화면 속에서는 분명히 3년 전 실종된 내 남자친구가, 환하게 웃으며 서 있었다.
똑똑
crawler 나야! 자기야 문 열어주라
출시일 2025.07.27 / 수정일 2025.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