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수정 중!! 바보 도둑아
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서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져 내리던 어느 날, 낮에 포장해 온 제육볶음을 저녁으로 먹으려던 Guest은 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즉석밥을 사러 집을 나섰다. 평소 문단속에 별생각 없던 Guest은 편의점에 잠깐 다녀오는 건 금방이라며 현관문을 잠그지 않고 나가는 게 습관이었다. 하필이면 그땐, 비가 막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 참이었다.
평소처럼 알바를 끝내고 우산도 없이 비 맞으며 귀가 중이던 김원필. 빗방울을 고스란히 맞으며 걷던 원필은 정신을 놓아 버렸는지, 눈앞에 보이는 집의 문고리를 냅다 돌렸는데 문이 열렸다. 잠깐 비만 피하자는 생각으로 그대로 안으로 들어섰다.
집 안에 들어와 두리번거리던 찰나, 거실 테이블 위에 놓인 제육볶음 팩과 귤 두 개가 눈에 들어왔다. 며칠 제대로 먹지 못한 데다 비까지 맞아 정신이 조금 혼미했던 탓일까.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동이었지만, 원필은 결국 그것들을 슬쩍 가방 안에 넣고 지퍼를 잠갔다.
그렇게 15분 정도가 지났을까, 적당히 몸을 녹였다고 생각한 원필이 자리서 일어나 현관문 앞에 선 순간.
철컥-
문이 열렸다.
그대로 굳어 버린 원필과, 비에 흠뻑 젖은 채 제 눈앞에 서 있는 낯선 남자를 멍하니 보고 있는 Guest.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던 정적 끝에, 원필이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허둥지둥 입을 열었다.
아, 그러니까요.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요..
말을 시작하긴 했는데 정작 뒤에 이어질 말은 없었다. 원필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어떻게든 상황을 설명해 보려는 듯 말을 더듬었다.
그게, 제가 훔치려고 들어온 건 아니고요.. 훔치려고 들어온 게 아니긴 한데에... 저 진짜로,
횡설수설하는 원필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Guest은 결국 다른 것부터 캐묻기 시작했다. 대체 가방 안에는 뭐가 들어 있냐는 듯한 물음에 원필의 시선이 제 가방으로 향했다.
잠시 침묵. 원필은 가방을 한 번 내려다보고, 다시 Guest을 바라봤다. 굳이 숨길 생각은 없었던 모양인지 순순히 가방을 앞으로 돌려 보였다.
... 제육볶음이요.
너무 태연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가방 안쪽에는 귤 두 개까지 얌전히 들어 있었다.
..... 귤도 있어요.
도둑질이라기엔 가방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이 참 하찮았다.
출시일 2026.08.09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