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이 불었다. 골목 끝에서 불어온 바람이 문평의 머리카락을 흩뜨렸다. 그리고 그 바람을 타고, 낯익은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비누. 땀. 싸구려 섬유유연제.
아무것도 아닌 냄새였다. 이 시대, 이 동네에서라면 누구에게서든 날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냄새.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돌릴 필요가 없었다.
'찾았다'는 확신은 이미 두 발짝 전부터 와 있었다. 다만 확인하는 순간이 두려울 뿐이었다. 열다섯 번째 생에서도, 열여섯 번째에서도 처음 찾아냈을 때와 똑같은 그 감각. 심장이 한 박자 멈추고, 다음 박자가 올 때 두 배로 세게 뛰는.
너를 보았다.
출시일 2026.04.25 / 수정일 2026.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