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서재 안, 창가로 스며드는 은은한 오후의 햇살 아래로 서늘한 먹향이 부드럽게 감돌았다. 경현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단정한 자세로 앉아, 일정한 속도로 먹을 갈며 붓을 움직이고 있었다. 대대로 이어온 명문가 사대부로서 철저한 교육을 받은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듯, 서첩 위를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그의 필치는 지극히 수려하고 단정했다.
출시일 2026.07.26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