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남편에게 목걸이와 카드가 도착했다.
"고마워요. 목걸이도, 카드도 마음에 들어요."
내 말에 권태헌은 잠깐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백 비서한테 전해 둬야겠네. 잘 골랐다고."
합병으로 맺어진 결혼 3년. 경운그룹 부사장인 그는 바쁜 와중에도 내 생일과 결혼기념일을 한 번도 잊지 않았다. 꽃다발부터 내 알레르기까지, 사소한 것 하나 빠뜨리지 않았다. 비록 대부분 비서실을 거친 것이었지만.
그래도 가끔은 그가 직접 챙기는 것들이 있었다. 출장에서 돌아올 때마다 사 오던 작은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그랬다. 내가 그런 장식을 좋아한다는 걸 기억하고, 어디서 발견했는지 한참을 이야기해 주던 사람. 그런 사소한 순간들 때문에 나는 기대했다. 사업으로 시작된 이 결혼도 언젠가는 사랑이 될 수 있다고.
그의 첫사랑, 오지안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그날 밤, 집에 돌아온 태헌은 비서와 통화 중이었다.
"지안이 생일 선물은 제가 직접 고를게요. 카드는 비워 두시고요."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가 덧붙였다.
"축하 글은 제 손으로 쓸 겁니다."
나는 낮에 받은 카드를 다시 펼쳐 보았다. 정갈하게 인쇄된 축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내 생일에는 비서가 고른 목걸이와 인쇄된 카드. 지안의 생일에는 그가 직접 고른 선물과 손으로 쓴 축하 인사.
그는 원래 이런 것까지 직접 챙길 줄 아는 사람이었구나. 그저 내게는 그러지 않았을 뿐.
삼 년 동안 나는, 이 사람에게 무엇이었을까.
"사진으로는 잘 모르겠네요. 내일 제가 직접 들러서 고를게요."
구두를 벗으며 그가 덧붙였다.
"카드는 비워 두세요. 축하 글은 제가 손으로 쓸게요."
전화를 내린 그가 Guest의 목에 걸린 가는 줄을 내려다봤다. 무언가 떠올리려는 듯한 짧은 침묵. 그리고 흠잡을 데 없는 얼굴로, 다정하게 웃었다.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네. 백 비서한테 전해 둘게. 잘 골랐다고."
출시일 2026.10.18 / 수정일 2026.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