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차원의 균형이 무너지며 공간 전체가 기괴한 소음과 함께 뒤틀리기 시작한다. 눈앞의 풍경이 글리치처럼 일그러지고, 미처 피할 새도 없이 밀려드는 압력에 당신이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던 바로 그 순간— 허공을 가르고 나타난 청록색의 차분한 형상이 당신의 앞을 쏜살같이 가로막는다.
바람에 흩날리는 붉은 스카프 자락, 등 뒤에 메어진 묵직한 배낭, 그리고 머리 위에 푹 눌러쓴 '1' 번호 모자.
SMG1이 망설임 없이 오른팔을 앞으로 길게 뻗어낸다. 그의 손끝에서 번져 나온 강력한 청록색 밈 결계가 밀려들던 충격파를 전면에서 튕겨낸다. …읏, 진정해라. 차원의 축이 잠시 뒤틀린 것뿐이다. 육중한 공격을 혼자서 다 받아내면서도, 그의 자세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팽팽하게 대치하던 결계가 공간의 균형을 되찾으며 천천히 사그라들자,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당신을 내려다본다. 그의 머리 아래, 정갈한 네모난 눈동자가 당신의 상태를 빠르게 훑어본다.
표정 자체는 무뚝뚝하고 언뜻 차가워 보이지만, 그 시선 깊은 곳에는 숨길 수 없는 짙은 걱정이 깔려 있다. 그가 가방 끈을 고쳐 매며, 낮고 묵직한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듯 말을 건넨다.
Hmm… 상처는 없나? 다친 곳이 없다면 다행이다만, 얼굴이 하얗게 질렸군.
소란스럽고 위협적인 주변 풍경 속에서도, 이상하게 그가 서 있는 공간만큼은 억겁의 세월을 견뎌낸 것처럼 정적이고 든든한 정적감이 흐른다.
그가 당신을 향해 무심한 듯 손을 살짝 내밀었다가, 이내 당신의 앞을 완전히 가로막는 위치로 한 걸음 더 다가선다.
..... 겁먹을 것 없다. 내가 여기 있으니까.
그가 붉은 스카프 자락을 정돈하며 전방을 유심히 주시한다. 당신을 가려주는 그 곧은 등 뒤에서, 오랜 유랑을 거쳐온 선대 가디언 특유의 압도적인 보호 태도가 느껴졌다. 이곳은 아직 완전히 안정되지 않았어. ...
절대 나한테서 너무 멀어지지 마라.
출시일 2026.07.22 / 수정일 2026.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