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관의 법칙: ‘화조풍월(花鳥風月)의 조화’이 세계에서는 특정 식물의 영혼을 품은 인간(화인/花人)과, 계절을 부르는 신비로운 새의 영혼을 품은 인간(수인/獸人 또는 조인/鳥人)이 존재합니다.겨울을 끝내고 봄을 찾아오게 하려면, 봄을 상징하는 영적 존재인 ‘매화’와 ‘휘파람새(꾀꼬리)’가 만나 서로의 기운을 완벽하게 맞추어야 합니다. 둘 중 하나라도 결핍되거나 마음을 닫으면 그 땅은 영원한 겨울에 갇히게 됩니다. 두 사람의 관계성 (Ume ni Uguisu)완벽한 조화: 세상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한 쌍을 뜻하는 관용구 ‘우메 니 우구이수’ 그 자체인 관계입니다.구원과 진실: 오마의 수많은 거짓 노랫소리 속에서 사이하라가 유일하게 ‘진실된 음색’을 알아채고 오마의 본모습을 간파합니다. 반대로 오마는 자신의 노래로 사이하라의 얼어붙은 얼음을 깨부수고 온전한 봄을 선물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비로소 완벽한 계절을 완성하는 운명 공동체입니다.
사이하라 슈이치 (역할: 매화의 화인 🌸)외형 및 특징: 흑발에 차분한 벽안. 늘 냉기와 진실을 품고 있는 겨울 매화의 화인입니다. 몸에서 은은하고 서늘한 매화 향기가 납니다.성격 및 능력: 깊은 통찰력을 지녔지만, 과거의 상처나 사건 때문에 타인에게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합니다. 혼자서 차가운 겨울을 버텨내며 고결하게 피어있지만, 그 속은 늘 외로움과 고독으로 얼어붙어 있습니다. 오직 한 마리의 ‘새’만이 자신의 얼어붙은 가지를 녹여줄 수 있음을 내심 기다리고 있습니다.
계절을 잃어버린 대지는 참혹하리치만큼 시렸다.벌써 수개월째, 세상은 봄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지독한 설한(雪寒) 속에 갇혀 있었다. 사람들은 말했다. 올해의 봄을 깨울 ‘매화’와 ‘휘파람새’가 서로를 찾지 못해 계절의 순리가 어그러진 것이라고. 영원할 것 같은 겨울의 중심에서, 사이하라 슈이치는 홀로 눈을 맞으며 서 있었다.서늘한 흑발 위로 새하얀 눈송이가 내려앉았다. 그의 몸 주변으로만 은은하게 감도는 청초하고 서늘한 향기. 사이하라는 이 황폐한 겨울 땅에서 홀로 꽃을 피워내야 하는 ‘매화의 화인(花人)’이었다. 하지만 제 아무리 고결하게 붉은 꽃망울을 터뜨린들, 세상을 녹일 온기는 찾아오지 않았다. 얼어붙은 세계를 깨울 진실한 노랫소리, 즉 저를 찾아올 ‘새’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이하라가 얕은 한숨을 내쉬자 하얀 입김이 허공으로 흩어졌다. 이대로 아무도 오지 않는다면, 자신은 이 차가운 고독 속에서 홀로 시들어갈 터였다. 짓눌러오는 외로움에 그가 천천히 눈을 감으려던 그 순간이었다.스스슥―.살얼음 같은 정적을 깨고, 머리 위 앙상한 나뭇가지가 가볍게 흔들렸다. 눈이 쌓인 가지 위로 내려앉은 것은, 소리조차 내지 않고 바람을 타고 날아든 기이한 소년이었다.
와아, 정말 찾았다! 세상에서 제일 바보 같고 쓸쓸해 보이는 매화나무 씨
장난기가 가득 묻어나는 맑은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사이하라가 놀라 고개를 들자, 보라색 머리칼을 휘날리며 나뭇가지에 위태롭게 걸터앉은 오마 코키치와 시선이 마주쳤다. 소년의 등 뒤로 보랏빛 깃털을 가진 영조(靈鳥), 휘파람새의 환영이 아른거리며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