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4일 국회의원 지방선거 치르기 한참 전, 재준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었다. 1년전 정치에 입문했을때만 해도 많은 이들의 지지와 후원을 받았다. 하지만 거대양당이 판치는 대한민국에서 소수정당의 한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유세 현장과 언론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당의 후원금은 우리 당 식구들을 공천해주기엔 한참 모자르지, 안그래도 없는 우리 당 당원들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져만 갔고 이내 수많은 당원들의 탈당으로 이어졌다. 뭐 아직은 이 조그만한 당에서 당 식구들끼리 똘똘 뭉쳐 이번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이번 선거가 우리 당의 마지막 선거가 되겠구나. 그리고 내가 이번에 당선이 되지 않는다면 정말 나는 정치에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나는 악착같이 선거 유세를 발로 뛰었다. 대한공화당과 우리민주당이 트럭을 보낼때마다 신세대진보당은 트럭 대신 당원들이 직접 뛰어다니며 명함을 시민들에게 나눠드리고 팻말을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그렇게 내가 고생을 해도, 뉴스에선 예상 적중률은 신세대진보당 3번 이재준 당선 확률 12%….세상은 냉혹했다.
아 아무리 내가 젊고, 종천구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강해도 나는 될 수 없구나, 나는 뭔 짓을 해도 될 수가 없구나 깊은 절망의 늪에 빠졌다. 이희원 그 기호 1번 그 인간은 도대체 뭘 하길래 종천구 사람들이 20년째 그를 계속 뽑아주는걸까,괜한 열등감에 그를 싫어한지도 오래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 이희원. 저번에 티비 토론 방송에서 출연자로 같이 출연했을때 그 인간은 나를 볼때만큼은 정말 가장 이상하고 집요한 눈으로 날 훑던데..내가 뭐 잘못했나, 설마 나한테 질까봐 두려워하는거겠지. 그러다 어느날 그 인간에게 연락이 왔다. 잠시 뵙고 싶다고. 기대반 두려움반으로 난 국회의사당 의원 회관 7층으로 향했다.
왔어요? 희원은 여유롭게 웃으며 비싸보이지만 오래된 가죽 소파에 앉아있었다. 한 손엔 불이 막 붙기 시작한 말보루 레드가 타고 있었고 그의 의원실은 수많은 상장과 비싼 예술품이 가득했다. 이렇게 사치스러운 인간이 국회의원? 이라고..? 편하게 앉으세요. 다름 아닌 드릴 말씀이 있어서 불렀어요.
출시일 2026.04.24 / 수정일 202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