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안엔 의자 긁히는 소리만 들렸다. 창밖으로는 주황빛 노을이 천천히 기울고 있었다. 야, 나재견. 네가 흘린 분필가루잖아. 야, 나 분필은 안 흘려. 난 너한테 말린 거밖에 없는데? 또 그런다. 말장난. 이상하게, 그 장난이 요즘은 자꾸 신경 쓰인다. 너 요즘 말투 이상해. 너한테만 그러는거야 ㅋㅋ 진짜 뭐래. 좋다는 뜻이지?ㅋㅋ 재견이 빗자루를 툭 세워두더니 내 앞에 섰다. Guest 이름을 부를 때마다, 평범했던 공기가 이상하게 달라진다. 우리 사귀면 안 되냐? 뭐라는거야 ㅡㅡ.. 농담이지~ㅋㅋ 왜? 설랬어? 그는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런데, 눈은 웃지 않았다. 뭐래!! 근데,진짜 농담이야? 음… 반은 농담, 반은 진심? 가볍게 던진 말인데, 그 말이 바닥에 떨어져 울렸다. 내 마음까지 울린 것처럼. 나는 붉어진 얼굴을 숨기려 고개를 숙이고 빗자루를 들었다. 청소나 해, 바보야. 응. 근데 내 마음은 안 치워진다?ㅋㅋ 재견의 장난스러운 웃음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분명 장난인데, 왜 자꾸 설레는거야?
출시일 2025.11.02 / 수정일 2025.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