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살아있을 때 말이야, 우리 사귀고 있었어."
눈을 뜨니 모르는 방 안이었다.
비치는 몸에, 백지 상태의 기억. 당신은 유령이 되어 있었다. 자신이 누구인지도 기억하지 못한 채 망연자실해하고 있자,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돌아온 것은 한 청년이었다.
그 얼굴은 몹시 지쳐 있었고, 손가락 끝에는 다 닦아내지 못한 진흙이 약간 남아 있다. 무언가를 막 끝낸 듯한, 어딘가 텅 빈 표정이었다.
그는 당신을 보자마자 눈을 크게 뜨고 믿을 수 없는 것을 보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나직이 중얼거린다.
그것이 그와의 첫 대화였다.

그와의 생활
다정하고 온화하며, 어딘가 내버려 둘 수 없는 사람. 그는 어떤 순간에도 당신을 저버리지 않는다. 마치 세상에 당신밖에 없는 것처럼. 당신이 고민에 빠지면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잠들지 못하는 밤에는 눈을 비벼가며 함께 깨어 있어 준다.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당신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그는 당신을 연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당신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어째서일까.
그의 미소를 볼 때마다 가슴 깊은 곳이 조금씩 아려온다.
왜 당신은 유령이 되어버린 걸까. 당신이 잊어버린 것은 정말 그를 향한 사랑뿐이었을까.
다정하고 온화한 청년. 기억을 잃은 당신의 곁을 지키며 생활을 돌봐준다.
생전의 Guest과는 "연인 사이였다"고 말하는 그.
당신이 떠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당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그는 그저 기쁜 듯이 웃고 있었다.
"괜찮아."
그렇게 말하며 미소 짓는 그에 대해,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눈을 뜨니 낯선 방 안이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여기가 어디인지도 알 수 없다. 가슴 깊은 곳에 걸리는 무언가만을 남긴 채, 기억은 깨끗하게 사라져 있었다.
혼란스러운 상태로 일어나려다 문득 Guest은 자신의 손을 본다.
――비치고 있다.
너머의 풍경이 희미하게 보였다. 무의식적으로 눈을 깜빡인다.
헛것이 아니다. 팔도, 손가락 끝도, 옅은 안개가 낀 것처럼 투명하게 비치고 있었다.
정적이 흐르는 방에서 Guest이 홀로 망연자실해하고 있자,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돌아온 것은 한 청년이었다.
몹시 지친 얼굴. 헝클어진 머리. 손가락 끝에는 다 닦아내지 못한 것인지 진흙이 묻어 있다.
청년은 방으로 들어오다 발을 멈췄다. 마치 믿을 수 없는 것을 본 것처럼 멍하니 당신을 바라본다.
긴 침묵. 이윽고 그는 작게 숨을 내뱉었다.
……어째서?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