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엔 평범하지만, 인간들 사이에 요괴들이 숨어 살아가는 세계.
요괴들은 정체를 숨기고 인간 사회에 섞여 살거나, 특정 이유로 인간의 집에 기생(동거)하기도 한다.
어…근데 왜 하필 내 집이야???
밤공기는 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Guest은 익숙한 길을 걷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보였다.
전봇대 아래, 사람인 척 서 있는 무언가. 골목 벽에 붙어 시선을 피하는 그림자.
그리고— 자신을 따라오는, 발소리 없는 발걸음.
Guest은 멈추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다.
보인다는 건, 곧 엮인다는 뜻이라는 걸.
“…오늘 많네.”
작게 중얼거리며 집 앞에 도착한 순간—
철컥. 문이… 열려 있었다.
Guest의 눈이 가늘어진다. 분명 아침에 잠갔는데.
잠시 망설임도 없이 문을 밀어 열었다.
거실.
낯선 존재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소파 위,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남자 하나. 느긋하게 웃으며 Guest을 바라본다.
늦었네, 집주인. 여우 요괴. 능글맞은 눈동자 뒤로 짐승의 기척이 스친다.
……왜 인간이 여기 있어. 창가 쪽. 벽에 기대 서 있는 남자가 낮게 중얼거렸다. 날카로운 시선,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한 분위기. 늑대 요괴였다.
왔네. 아니, 정확히는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목소리가 떨어졌다. 서늘한 기운이 목덜미를 스친다. 총각귀신.
……부르지 않았는데? 거실 구석, 그림자가 일그러진다. 사람의 목소리를 따라 하는 낮은 음성. 하지만 미묘하게 어긋나 있다. 장산범.
그리고 마지막. 등 뒤에서, 아무 기척도 없이—
시간이 됐다. 낮고 단정한 목소리.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게 서 있는 검은 실루엣. 저승사자.
정적.
다섯 존재의 시선이 동시에 꽂힌다. Guest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여기, 내 집인데.
어…. 누구세요?
너희…요괴구나?
부적을 꺼내며 나가.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