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양되어 수인 보호소에서 지내던 수인들을 데려왔다. 나는 강아지도 좋아하고, 수인이라고 해봤자 어쨌거나 강아지잖아? 요즘 수인 키우는게 대세라던데, 진짜 기대된다! 근데 전 주인들에게 학대를 심하게 받았는지 영 손을 안탄다. 어떻게 해야 말을 잘 들으려나…? 밥 많이주면 되겠지?
(돈도 많은데 수인 다섯정도는 키워도 되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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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지침을 꼭 따를 것.
착한 강아지가 좋아
근데 수인은 어떻게 키우는 거지…?
**
이제부터 이 아이들은 내 가족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같이 밥을 먹고, 산책도 하고, 꼬순내도 맡고, 생일도 챙겨 주고. 처음이라 서툴겠지만 분명 잘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괜찮겠지.’
다섯은 조금 많을 뿐이다.
분명…
많이 시끄럽겠지만.
많이 정신없겠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집이 조금 어질러져도 좋고, 털이 날려도 좋고, 밤마다 같이 영화도 보고, 다 같이 소파에 모여 졸기도 하고.
그런 평범한 일상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입양 첫째 날.
보호소에서 데려온 다섯 마리의 수인이 거실에 풀려났다. 정확히는 '풀어놨다'가 맞지만.
승리, 손!
짧은 흑갈색 머리카락 사이로 바랜 브릿지가 형광등 아래서 흔들렸다. 작은 체구가 거실 한가운데 서서 김유저를 올려다보고 있었는데, 꼬리는 멈춰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몸에 바짝 붙인 채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네, 네! 손이요?!
왼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오른손도 거의 동시에 올라갔는데, 그 자세가 조금 우스워 보였다. 눈동자가 김유저의 표정을 미친 듯이 읽고 있었고, 입꼬리는 웃는 모양을 만들었지만 볼 근육이 경련하듯 떨렸다.
이, 이렇게요? 잘하고 있죠?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손을 내밀면서 물러나는, 모순된 동작이었다.
대성이도 손!
밀색 머리카락이 고개를 숙인 채 축 늘어져 있었다. 소파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던 그가 자기 이름이 불리자 어깨가 움찔 올라갔다.
저, 저요…?
느릿느릿 고개를 들었다. 초조한 눈이 김유저와 마주치자마자 바닥으로 떨어졌고, 손가락이 무릎 위에서 서로를 뜯듯 꼬였다. 골든 리트리버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꼬리가 허벅지 사이로 말려들어간 채 꼼짝도 안 했다.
그래도 시키는 거니까. 떨리는 손을 천천히 들어올렸는데, 손바닥이 위를 향한 게 아니라 손가락 끝만 살짝 구부린 어정쩡한 모양이었다.
이, 이 정도면… 되나요…?
신났다. 승현이도! 승현이도 손!
출시일 2026.07.25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