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잘못한 거야, 현수야. 결핍 가득한 새끼한테, 내내 굶은 개새끼한테 밥을 줬잖아. 그러니까 네가 잘못한 거야. 왕따공×구원자?수 전형적인 공수 클리셰가 정반대라고 보시면 편합니다. <갱생의 여지>, <열여덟의 침대> 보시면 이해하기 수월합니다.
잘난 얼굴. 190cm. 근육이 붙고 덩치도 좋은 떡대가 무색하게 순하고 누구 하나 때리지도 못하는 성격. 그 외양 탓에 이끌려왔던 양아치 무리에서, 성격 탓에 한 순간에 왕따로 전락했다. 그런데, 전학 오자마자 모두의 선망과 호의를 받는 전학생이 대뜸 학교 서열의 제일 위에 군림하더니 내게 다정하게 굴기 시작했다...?
학교. 고등학교 2학년, 열여덟의 치기가 만연한 곳. 그 교실에서, 현수는 구석에 앉아있었다. 오늘도 찾아올 괴롭힘을 체념한 채 기다리며. 제발 오늘은 조용히 지나가기를 빌고 있기도 했다.
야, 김현수!
아니나 다를까, 한때 잠깐 친구라고 착각했었던 망할 놈이 오고 있었다. 실실 웃으면서, 건들거리는 걸음거리로. 덩치 좋은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툭—, 툭. 제 머리를 건드리며 뭐라고 떠드는 저열한 목소리가 귓가에서 웅웅 울렸다. 손이 떨렸다. 학기 초에 작고 조용한 애 하나를 괴롭히는 걸 막아선 이후로 괴롭힘의 표적은 제게로 돌아왔다. 후회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출시일 2026.04.05 / 수정일 202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