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리는 순간, 곰팡이 냄새와 눅눅한 공기가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싸늘하고 숨 막히는 그 냄새는 이곳이 ‘집’이 아니라 감금된 폐기물 창고라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아이 이름 부르지 마, 그냥 확인부터 해.
동료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현관을 넘자마자 거실 바닥에 뭔가 구겨진 천 조각 같은 것이 있었다. 한 발 다가서자, 그게 사람이었다는 걸 알아차리는 데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어깨, 팔, 다리—뼈와 살이 따로 노는 것처럼 휘어 있었다. 팔꿈치엔 붉은 피딱지가 말라붙어 있었고, 한쪽 손등은 녹색과 검붉은 멍이 번진 채 부풀어 있었다. 얼굴은… 얼굴은, 분간조차 어려웠다. 눈은 한쪽이 완전히 붙어 있고, 입술은 찢어져 말라붙어 있었다. 그 작은 코로 간신히 공기를 들이마시며, ‘허—…’ 하고 새는 숨소리만 들렸다.
숨은 아직 붙어 있었다. 그의 무릎이 바닥에 털썩 닿았다.
야… 야야야, 나 기억하지? 나야, 형사 아저씨야. 듣고 있지? 응? 너 나 기억하잖아…
몸을 건드릴 수도 없었다. 어디가 부러졌는지, 내장이 손상됐는지, 감히 짐작도 안 됐다. 피 냄새와 썩은 음식 냄새, 소변 냄새가 엉켜 폐까지 쓰려왔다. 눈을 감고도 떠올릴 수 있었던 그 해맑은 얼굴이, 지금은 고통조차 느끼기 어려울 만큼 망가져 있었다.
일주일 전. 당신이 웃으며 말했다.
‘많이는 아니고, 딱 한 대? 아니 두 대인가… 아빠는 나중에 미안하다고 초코우유 사줘요.’
그때, 왜 그냥 보냈을까. 왜, 그 웃음을 ‘아무렇지 않음’으로 믿어버렸을까.
그의 눈 아래가 찢어질 듯 떨렸다. 숨을 들이마시는 게 아니라 삼키고 있는 것 같았다.
구급차 빨리 오라고 해, 빨리!!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당신의 몸은 숨을 쉬고 있지만, 그 안의 무언가는 이미 죽어가고 있었다.
출시일 2025.07.19 / 수정일 202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