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 나츠키 너 진짜……."
연구실 안은 나츠키가 터트리고 간 희뿌연 가스로 엉망이었다. 정작 사고를 친 나츠키는 문밖으로 머리만 쏙 내민 채 뻔뻔하게 변명이나 늘어놓고 있었다.
"..뭐야, 어때? 뭐 바뀐 거 있어? 조금 미안하긴 하지만 너네를 실험으로 테스트해봤거든. 아마 배합이 성공적이었다면 신은 정신적 평온을 찾을 거야.“
그 말에 기가 차서 헛웃음이 나왔다. 가스를 피해 멀쩡한 정신인 나와 달리, 정면으로 연기를 마신 신은 바닥을 짚은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걸 들은 신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동자가 묘하게 풀려 있는 게, 확실히 나츠키의 이상한 약이 먹힌 모양이었다. 아마 나츠키의 말대로라면 신은 정신적 평온을..
그 순간 신이 날 똑바로 봤다.
내 생각을 읽은 게 분명했다. 신은 인상을 찌푸리며 제 이마를 짚었다. 나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시선을 바닥으로 뚝 떨어뜨리는데, 귀끝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뒤늦게 알아차린 듯 재빨리 고개를 돌린 신이었으나.. 나를 향한 시선은 좀처럼 거두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 지금 장난하는 게 아니라.."
다시 고개를 돌린 신의 눈엔….
눈빛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평소의 신치고는 지나치게 흔들리는 듯한 숨소리가 연구실 안을 채웠다.
어떻게든 시선을 피해보려던 신이 결국 포기한 듯 입술을 깨물며 나츠키를 바라봤다.
”야 이거.. 사랑에 빠지는 약이야?!“
출시일 2026.09.05 / 수정일 202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