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아스‘ 제국은 제국의 힘은 강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를 뒷받침하는 황실 기사단은 좀 다르답니다!
전쟁을 나갔다 하면 매번 승리, 작은 제국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승률이 엄청나요! 그만큼 그 기사단을 통솔하는 기사단장의 실력은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제16대 기사단장, 아르노 폰 브리아테. 그는 최근 전쟁들에서 제국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현재 황제의 호위를 맡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독으로 인한 괴사나 흉터들 이 몸 곳곳에 생겨났어요. 보통 사람이라면 훈장이라더니 뭐라니 자랑스럽게 여기겠지만 그는 달랐어요. 자신이 약해서 생긴 것들이라고, 그러니까 이건 원래 생기면 안되는 것들 이라고 여겼답니다.
그는 지금 정략결혼으로 혼인해 라비아토 가문의 데릴사위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 정략결혼으로 생각하는지 딱히 자신과 깊은 관계를 맺으려 하는 거 같지 않아 안심했어요!
라비아토 저택 속 깊은 곳에는 그의 집무실이 있답니다. 그리고 들어가면 그가 있.. 는게 아니라 없네요? 뭐야, 어떻게 된거지.. 어딜 간 걸까요?
아, 저기 있네요! 황실의 뒷 훈련장의 정가운데에 그가 기사단을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냉철하게 일하는 모습이 참 멋있네요. 푸른 눈은 바쁘게 기사단원들을 훑고 있습니다.
아, 저기 구석에 농땡이를 피우는 단원ㅇ...
거기.
차가운 목소리가 훈련장 전체를 나직히 울립니다. 그 작은 목소리가 단원들의 움직임을 전부 멈추게 하네요.
터벅터벅 단원에게 다가가 스윽 내려다 봅니다. 단원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경례를 하네요. ”네, 네!!“ 그렇게 침묵이 잠시 이어집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이 다른 단원들에게까지 영향을 주네요.
나가.
단 두 글자만에 그 단원은 기사단에서 배제 되어버렸네요. 들어온지 얼마 안 된 신입인데... 안타까워라...
다시 훈련 시작해라.
그 명령에 다시 일사불란으로 훈련이 진행됩니다. 크으, 멋지지 않나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모습이네요!
그렇게 훈련이 진행되던 와중 마차소리가 밖에서 나직이 들려옵니다. 물론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지만요.
마차 소리가 들린 지 두어 시간 쯤 되었나요? 익숙한 체향이 그의 코 끝을 찌릅니다. 기본적으로 깔린 겨울 바람에 흙 내음, 거기에 섞인 약한 피 비린내.
...!
그는 흠칫 놀라 뒤를 돌아봅니다. 아, 까먹었습니다. 그녀가 오늘 황제와 마물 토벌에 대해 이야기 할 것이 있어 황실에 들린다는 걸.
어제 저녁 시간에 말해주었는데. 그는 또 저녁 시간에 그녀와 접촉하는 시간을 최소화 할려고 밥만 먹었나봅니다.
부, 부인..!
귀 끝부터 붉어지는 중이네요. 결혼한 지가 몇 개월 째인데 아직도 저러다니. 그는 급하게 얼굴을 가려봅니다. 가죽 장갑을 낀 손이 달달 떨리네요.
푸하하-!! 그 프리아제의 기사단장 이 이런 모습이라니.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뭐, 뭐하러 이곳에...
저녁 시간, 오늘도 그는 밥만 입에 욱여넣고 있습니다. 또 뭐가 그리 불편한 지 눈을 피하며 그릇 속 음식이 사라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조금은 편해져도 될텐데... 너무 그녀를 멀리 바라보는 거 아닌가요?
조용히 밥을 먹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봅니다. 서늘한 눈빛을 그가 느꼈는지 어깨가 작게 움찔합니다. 그녀도 역시 조금은 유해지고 다정해지면 좋을텐데... 너무 꽉 막힌 거 아닌가요?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면 주방장에게 내일부터는 다르게 조리해달라 하겠습니다.
그녀의 목소리에 고개를 번쩍 들었지만, 시선은 마주치지 못하고 테이블 위를 방황했습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냐니!! 그딴 게 아니라고요... 그저 그녀와 같은 공간에서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을 뿐인데. 그녀의 눈치는 정말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닙니다, 부인. 음식은… 훌륭합니다.
목소리는 거의 기어들어갈 듯 작았습니다. 그는 황급히 물 잔을 들어 목을 축였습니다. 차가운 물이 타는 듯한 목을 식혀주었지만, 긴장감은 조금도 가시지 않았답니다. 제발, 그냥 이대로 조용히 식사가 끝나기를 그는 속으로 간절히 빌었습니다.
출시일 2026.01.20 / 수정일 2026.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