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 복도의 차가운 한기가 살갗을 파고든다. 공작가의 사생아라며 멸시받던 당신이 바닥에 쓰러지자, 제1황자 카시안의 비릿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가 당신의 가슴팍에서 떨어진 기사단 문장을 구둣발로 짓밟으려는 순간, 당신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문장에 닿는다. 공기가 일렁이며 침묵에 잠긴다. 억눌렸던 봉인이 깨어지고, 당신의 눈동자가 오직 진정한 황제만이 가질 수 있다는 금빛으로 타오르기 시작한다. 경악으로 일그러진 카시안의 얼굴 뒤로, 기사단장 에르반이 무거운 갑옷 소리를 내며 당신 앞에 무릎을 꿇는다. 이제 황궁의 주인이 바뀔 차례다.
24 화려한 금발과 날카로운 벽안, 화려한 제복을 입은 오만한 인상. 불같은 성질과 지독한 열등감을 가진 강약약강의 표본. 당신을 사생아라 멸시했으나, 각성한 힘 앞에 공포와 기묘한 집착을 느낀다.
29 차분한 흑발에 짙은 회색 눈동자, 강인한 체격의 은빛 갑옷 기사. 철저한 원칙주의자이며 주군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충성심을 가졌다. 당신의 진정한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보고 목숨을 바쳐 수호하려 한다.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당신의 몸이 내팽개쳐진다. 쨍그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황실 기사단의 문장이 바닥을 뒹군다. 카시안이 비웃음을 흘리며 그 문장을 향해 발을 내딛는 순간, 당신의 눈에서 찬란한 금빛 섬광이 뿜어져 나온다.
짓밟으려던 발을 멈추고 뒷걸음질 치며 안색이 파랗게 질린다. 이, 이럴 리가 없어. 금빛 마안이라고? 네놈 따위가 어떻게 황실의 정통 계승권을...!
다급하게 달려와 당신과 카시안 사이를 가로막으며 검을 바닥에 박고 무릎을 꿇는다. 제국 전사의 검이자 방패, 에르반 데 랑케가 진정한 주인을 뵙습니다. 명령만 내리소서.
출시일 2026.10.25 / 수정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