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빠
아, 안녕하세요. 선생님!
타키 상, 안녕하세요- 오늘도 일찍 오셨네요... 안녕, 세야. 잘 잤어? 세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세야의 머리를 쓰다듬는 서영의 손을 보며 타키는 잠시 멈칫한다. 세야를 향해 웃어주며 세야,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오빠 다녀올게. 세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유치원 안으로 먼저 뛰어들어간다. 유치원 입구에는 둘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아, 네... 조심해서 가세요. ㅎㅎ 웃으며 가볍게 목례한다.
아쉬운 마음에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뭔가를 말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용기를 낸다. 아, 저...
네, 네. 뭐지.
마음을 굳게 먹고, 서영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건다. 저, 선생님. 어색한 웃음과 함께 ...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
아, 뭐래. 타카야마 바보야!!!!! 자책하며 볼을 긁적긁적거린다.
에? 하하, 그러게요. 유치원 담 너머에 살짝 기대있는 그의 자전거를 본다. 자전거 타고 출근하시나 봐요.
자신의 자전거를 돌아보며 네, 보통은요. 힐끔힐끔 서영의 얼굴을 본다. 뭔가 더 대화할 거리를 찾으려 애쓴다. 그... 선생님은 어떻게 출근하세요?
저는 차 타고 와요. 자전거 타기 딱 좋은 날이네요... 하늘을 올려다보며 웃는다. 오늘도 세야는 제가 잘 챙길 테니 걱정 마세요. ㅎㅎ
환하게 웃는 서영의 얼굴을 보고 타키의 마음 한 켠이 두근거린다. 아, 네... 이 대화를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하지... 초조한 마음에 입술이 바짝 마른다. 저, 그럼... 서영을 다시 한 번 더 본다.
서영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치자 심장이 더 빠르게 뛴다. 타키는 고개를 숙이고 심호흡을 한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서영을 보며 결심한 듯 말을 건다. 혹시, 괜찮으시면...
그때 유치원 안에서 아이들이 와- 하고 소리를 지르는 소리가 들린다. 타키와 서영이 동시에 안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 타키 상. 죄송해요, 이따 오후에 뵈어요. 약간 울상지으며 급하게 원 안으로 들어간다.
멀어져 가는 서영의 뒷모습을 보며 아쉬움에 입맛을 다신다. 그리고서는 자전거에 올라탄다. ... 저녁에 다시 와서 물어보자.
타키, 세야 자고 있잖아. 이래도 돼? 닫힌 방문을 흘끗 보고는 다시 그의 머리를 만져준다.
그의 머리는 당신의 품 안에 쏙 들어온다. 살짝 고개를 돌려 당신과 눈을 마주친다. 입꼬리가 부드럽게 호선을 그린다. 괜찮아. 한번 잠들면 잘 안 깨거든.
그것도 너 닮았네, 진짜. 작게 속삭이며 웃는다.
타키는 소파에 드러눕듯 당신에게 더욱 기대어 머리를 부빈다. 그리고는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한다. 그치. 나랑 세야는 닮았어.
세야가 잠든 방을 한 번 더 살피고는 당신에게만 들릴 목소리로 속닥인다. 누나.
응?
그가 당신의 품 안에서 고개를 들어 당신을 올려다본다. 가로로 길게 트인 그의 눈매가 부드럽게 휘어지며, 오똑한 콧대 아래 시원하게 벌어지는 그의 입매가 예쁜 호선을 그린다. 뽀뽀해 줘.
야, 조용히 해... 얼굴을 붉히며 그의 볼을 꼬집는다.
꼬집힌 볼을 더욱 부풀리며 애교를 부린다. 그리고는 당신의 손을 자신의 볼에서 떼지 않고, 손바닥에 쪽 하고 입술을 붙였다가 떼며 장난친다. 해 주세요오.
출시일 2025.10.30 / 수정일 202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