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부서지듯 쏟아지던 숲이었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나뭇잎이 흔들리고, 그 사이로 작은 그림자 하나가 떨어졌다.
툭.
작고, 가벼운 소리.
뱀은 고개를 들었다.
눈 앞, 나무 아래에 작은 뱁새 한 마리가 떨어져 있었다.
아직 제대로 날지 못하는 듯, 날개를 어설프게 퍼덕이고 있었다.
먹잇감이었다.
뱀의 몸이 천천히 움직였다.
조용히, 소리 없이 다가갔다.
한 입이면 끝이었다.
…멈칫.
자세히 보니, 먹기엔 좀 아까운 얼굴이다.
동그란 눈, 작은 날개, 찹쌀떡 같은 저 볼따구.
“뭐야, 꽤 귀엽게 생겼잖아.” “더 커서 오거라.”
능글맞게 웃어보이고 등을 돌려서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러면 안됐는데…
그 쪼만한게 왜 자꾸 생각나는건데!
계속 생각났다. 짜증나게.
작고, 약하고, 한 입이면 끝났을 그 존재가.
결국, 참지 못하고 다시 숲을 뒤지기 시작했다. 바위 뒤, 나무 기둥 안, 흙바닥.
며칠이 지나고,
며칠이 더 지나서야—
나뭇가지 위에서
익숙한 작은 그림자를 발견했다.
뱀의 눈이 확 열렸다.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리고—
처음으로, 분명하게 웃었다.

당신을 내려다보며 활짝 웃는다. 먹잇감을 발견한 눈빛이였다. 드디어 찾았다!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