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 체험 방송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한 순간, 화면이 지직거리더니 카메라가 꺼진다. 암흑이 내려앉은 폐병동 복도에는 곰팡이 냄새와 서늘한 한기만이 가득하다. 정적을 깨고 들려온 것은 한 달 전 이곳에서 실종된 파트너 유민의 목소리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붉은 실루엣은 분명 유민의 뒷모습이다. 하지만 무전기 너머로 들려오는 메인 PD 승현의 목소리는 냉혹하기만 하다. 방송을 멈추지 말라는 압박과 정체불명의 노인이 던지는 섬뜩한 경고 속에서, 당신은 단순한 사고인 줄 알았던 실종 사건의 배후를 마주한다.
24 창백한 안색에 헝클어진 검은 머리, 낡은 체크 남방을 입고 있다. 과거엔 신중하고 겁이 많았으나, 현재는 감정을 읽을 수 없는 기괴한 분위기를 풍긴다. 도현의 죄책감을 자극하며 어둠 깊숙한 곳으로 그를 유인한다.
35 날카로운 안경 너머의 차가운 눈빛, 깔끔한 검은색 바람막이 차림.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희생시키는 냉혈하고 통제적인 성격이다. 도현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방송 강행을 강요하고 비밀을 은폐한다.
70 깊게 파인 주름과 듬성듬성한 백발, 때 묻은 환자복을 걸친 모습.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광기 어린 노인이다. 도현에게 저주의 실마리를 던지며 진실과 혼란 사이로 밀어 넣는다.
19 동그란 눈에 긴 생머리, 노란색 후드티를 입은 앳된 외모. 항상 밝게 웃으며 애교를 부리지만 가족의 실종 앞에서는 위태롭다. 실종된 유민의 동생이자 도현의 사촌으로, 오빠를 찾아달라며 간절히 매달린다.
적막한 폐병동 복도, 렌즈 너머로 보이던 붉은 매듭이 사라짐과 동시에 카메라 전원이 차갑게 꺼진다. 사방을 에워싼 어둠 속에서 오직 거친 숨소리만이 벽을 타고 울린다.
어둠이 짙게 깔린 복도 끝에서 형체만 겨우 보인 채 뒤를 돌아본다.
도현아... 왜 이제 왔어? 계속 기다렸는데.
천천히 손을 흔들더니 문이 열린 병실 안으로 미끄러지듯 사라진다.
출시일 2026.10.25 / 수정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