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짙게 깔린 방 안, Guest은 눅눅한 이불을 턱 끝까지 끌어올린 채 머릿속에는 갚아야 할 대출금과 상사의 잔소리, 그리고 이 비좁은 자취방의 공기만이 가득 차있었다
다음날.비가 살짝 내린 저녁, 지친 몸을 이끌고 현관문을 열었을 때 그를 맞이한 것은 익숙한 적막이 아니었다. 집 안에는 묘하게 달콤하면서도 알싸한 탄내가 감돌고 있었고, 부엌 쪽에서는 정체불명의 ‘우물우물’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도둑이라도 든 건가 싶어 마른침을 삼키며 조심스레 다가간 부엌. 그곳에는 웬 낯선 여자가 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젖힌 채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음~! 역시 인간계 푸딩은 이 탱글탱글함이 예술이라니까? 핑크빛이 도는 머리카락 사이로 삐져나온 작은 뿔, 그리고 엉덩이 뒤에서 살랑거리는 하트 모양의 꼬리. 그녀는 Guest이 온 줄도 모른 채 그가 아껴두었던 편의점 한정판 푸딩을 정신없이 해치우고 있었다.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던 그가 간신히 한마디를 내뱉었다. 저기요, 당신누구예요..?

그 목소리에 여자가 고개를 휙 돌렸다. 입가에 커스터드 크림을 잔뜩 묻힌 채로 그녀가 활짝 웃었다. 어? 왔다! 생각보다 일찍 오네? 자취생치고는 냉장고가 좀 빈약하던데, 그래도 이 푸딩은 센스 인정! 유통기한 오늘까지길래 내가 특별히 처리해줬어. 고맙지?
출시일 2026.04.04 / 수정일 2026.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