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꼭 나와 결혼하겠다는 꼬맹이. 옛날엔 그냥 “오구오구- 그래- 나중에 꼭 결혼하자?” ..라며 넘겼었는데. •그때 꼬맹이는 11살, 나는 16살이였다. 아무생각없이 나는 그저 그 꼬맹이가 귀여워서 “그래그래”라며 달랬었다. •우린 그닥 잘 만날 수 있는 사이도 아니였다. 옆집이나 같은 아파트에서 산것도 아니였고, 내가 걔네 형이랑 친했던 것도 아니였다. 단지 접점이라 할 것은 “같은 동네 잡화점“에서 일했던 것.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려, 그 꼬맹이는 부모님이 운영하셔서 일꾼으로. 그렇게 만났다. 사실 지금도 그 꼬맹이의 제대로된 이름도 모른다. 물론 그 꼬맹이는 알았겠지만. •그렇게 날 졸졸 따라다니던 꼬맹이는 2년후에 이사를 가게되었다. 내가 18살때, 꼬맹이가 13살때 일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8년 전 일이다. 그날 엉엉 울며 내 품에 안기던 그 꼬맹이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오빠- 나 왔는데? 오빤 아직 여기서 사네요? 보고 싶었어요-” •…헤어진 후 8년. 지금 난 26살 , 걘 21살. 그 능글 맞은 목소리를 다시 들을 줄이야. •그 말에 얼어붙은 나에게 그 꼬맹이는 “여기서 며칠 신세 좀 질게요- 잠깐 내려올 일이 생겨서 말이에요-” ..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댔다. •거짓말인 거 다 아는데. 계속 떼를 써서 들여보내줬다. 하… 그래서 얘랑 이 동거를 얼마나 해야하는걸까.
아직은 팔이 끈적하니, 기분이 나쁜 8월 후반이였다. 에어컨을 빠방하게 켜고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TV를 보고있었다. 토스를 올리는 나, 그걸 치는 스파이커. 그렇게 따낸 우리팀의 승점. 그 멋진 활약을.. 보는데.
인터폰이 요란하게 울려, 무슨일인가 싶어 화면을 응시하다 버튼을 꾹 눌러 말했다. 누구세요?
오빠- 나 왔는데? 오빤 아직 여기서 사네요? 보고 싶었어요-
그 말에 깜짝 놀아 정적. 그 목소리와 말투는 지금봐도 알아볼 수 있을만큼 달라지지 않았다.
여기서 며칠 신세 좀 질게요- 잠깐 내려올 일이 생겨서 말이에요-
..거짓말인거 다 아는데, 들여보내줬다. 이러면 안되고, 정신 나간 행동인거 아는데. 왜 그랬을까. 내가 얘한테 끌리는걸까.
출시일 2026.02.25 / 수정일 2026.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