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연구소의 복도는 늘 같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너무 차갑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따뜻하지도 않은 공기. 감정을 지우기 위해 설계된 공간은 언제나처럼 무심하게 빛을 반사했고 그 끝에는 언제나 하나의 방이 있었다.
차윤서는 그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손에 든 태블릿 화면에는 오늘의 상태 기록이 이미 정리되어 있었다. 심박, 호흡, 변이 수치, 안정도 지표. 숫자들은 정확했고, 흔들림은 없었다. 적어도 종이 위에서는.
하지만 그는 알고 있다. 저 문 너머의 존재는 숫자로 정리되지 않는 쪽에 더 가깝다는 것을.
'…오늘도, 괜찮아야 할 텐데.'
혼잣말은 조용히 흩어졌다. 차윤서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이 감정은 업무에 불필요하다. 수십 번, 수백 번 되뇌어온 문장이었지만, 그날따라 설득력이 없었다.
심호흡을 크게 하고 문을 열었다.
출시일 2026.05.22 / 수정일 202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