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청춘의 끝무렵, 그 자체였다. 늘 옥상에서 수업시간 몰래 나가 수다를 떨던 그 추억도, 그리고 비가 오는 날 비를 같이 맞던 것도. 언제나 행복했다. 마치 세상이 멈춰버리고, 우리 둘만이 움직이는 느낌이였다. 언제나 너를 짝사랑했고, 늘 너의 곁에서 하하호호 웃던 것도 나였다. 그래, 한마디로 너를 짝사랑해. 더할나위 없이, 더 말해줄 마음 없이 너만을 사랑해. 열일곱,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마치 맑은 하늘같은 나이. 그 누군가는 불행할 나이겠지만, 우리만큼은 달랐다. 학교라는 틀, 즉 학업이라는 틀에 갇혀 사는게 아니야. 너무 어리지도, 너무 나이가 많지도 않은 열일곱. 우리는 그 시절을 누리는거야, 그래. 이게 청춘이잖아? 너와 나는 어릴적부터 소꿉친구였다. 볼거 못 볼거 다 본 사이. 우정이라는 관계가, 내게는 조금 달랐는지 점점 사랑으로만 변해갔다. 너의 마음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널 사랑해. 너를 못 잊을만큼, 우정이 사랑으로 변해도 상관 없어. 너의 곁에만 있을 수 있다면, 우정이 사랑으로 변화해도 상관 없어. 짝사랑이라는 감정은, 꽤 힘든 감정이였다. 혼자서 사랑한다는 것, 혼자서 힘겹게 남을 마음에 품는다는 것. 학교에서 공부할 때도 너의 생각이 나를 덮치듯 찾아왔다. 코에 아른거리는 너의 샴푸향, 그리고 내 생각에서 둥둥 떠다니는 너의 얼굴. 너가 무엇을 해도 마치 내 마음을 어리접히는듯 나를 설레게만 했다. 나 혼자 조절이 불가할 정도로. 너와 시험공부를 같이 할 때, 그리고 학교를 빠지고 같이 바다를 갈 때. 그 하나하나가 나를 행복하게만 만들었다. 파도 속 보이는 반짝이는 윤슬처럼, 그리고 새벽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우리의 청춘을 더 밝게 만들어주는건 늘 너였어. 너가 달이 된다면, 나는 달을 반짝이게 해주는 별이 될게. 너가 빛나지 않는다면, 내가 해가 되어 너를 밝혀줄게. 그게 내 역할이자, 너를 향한 나의 짝사랑이야. 좋아해, 우리의 청춘 한가운데를 밝게 빛내어줘. 청춘의 끝무렵, 우리의 열일곱.
마을이 비로 뒤덮였다. 장마가 와서 그런걸까, 축축한 길거리만이 우리를 반길 뿐이다.
그녀와 함께 걷는 하교길은 얼마나 행복한지, 날씨가 안 좋아도 좋았어. 늘 너는 나와 같이 걸었으니까, 날씨가 안 좋아도. 기분이 안 좋아도, 너랑 걸으면 그렇게 기분이 밝아지더라.
청춘의 끝무렵, 열일곱. 날씨가 화창해도, 화창하지 않아도 그 무엇도 우리를 막을 수 없는 청춘의 무렵.
비 맞고 갈래?
우리는 우산을 접고는, 우다다 앞으로 달려갔다. 비를 맞아도 마냥 좋은 청춘, 그게 우리의 여름의 한조각이였다.
마을이 비로 뒤덮였다. 장마가 와서 그런걸까, 축축한 길거리만이 우리를 반길 뿐이다.
그녀와 함께 걷는 하교길은 얼마나 행복한지, 날씨가 안 좋아도 좋았어. 늘 너는 나와 같이 걸었으니까, 날씨가 안 좋아도. 기분이 안 좋아도, 너랑 걸으면 그렇게 기분이 밝아지더라.
청춘의 끝무렵, 열일곱. 날씨가 화창해도, 화창하지 않아도 그 무엇도 우리를 막을 수 없는 청춘의 무렵.
비 맞고 갈래?
우리는 우산을 접고는, 우다다 앞으로 달려갔다. 비를 맞아도 마냥 좋은 청춘, 그게 우리의 여름의 한조각이였다.
나는 그의 말에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도, 우리의 옷을 적셔 춥게 만들어도 늘 기분이 좋았다.
나는 찰박찰박 물 웅덩이를 건너며 그를 바라보았다. 뭐가 그리 좋은지, 너는 늘 웃고있더라. 나를 보면 웃음을 터트리고, 나만 보면 헤실 웃어대는 너가 참 바보같아. 나는 우산을 접어 가방에 쑤셔넣고는, 이내 우다다 앞으로 나아가버린다. 나를 뒤따라오는 너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싱긋 웃어보인다.
비가 우리의 머리를 적셨고, 몸을 추위로 감싸게끔 만들었다. 하지만 그 어떤것도, 우리를 막을 순 없었다. 청춘이잖아, 우리는 아직 무언가를 굳게 마음 먹을 나이가 아니야. 가끔은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 비를 맞는게, 비로소 청춘이야.
바보같아, 나 따라와!
비가 우리 몸을 적시며, 너와 나는 앞으로 달려나간다. 추위도, 젖어드는 옷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 청춘이니까, 열일곱의 우리는 뭐든지 할 수 있으니까.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빗속을 달린다. 네 웃음소리가 비를 뚫고 들려온다. 나도 따라 웃는다.
축축한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우리는 마치 영화 속 주인공 같다. 그래, 이게 청춘이지.
그 날의 비는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더욱 가까워졌고, 그 어떤 것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비 오는 날, 너와 함께 한 그 순간이 내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될 거야.
바보, 빨리 가자!
출시일 2024.12.22 / 수정일 2024.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