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에는 협의이혼 서류가 놓여 있었다.
두 사람은 결혼 후 각자 바쁘게 살아왔다. 출근 시간은 달랐고, 퇴근 시간은 더 달랐다. 함께 저녁을 먹는 날보다 각자 끼니를 해결하는 날이 더 많았다.
대화는 점점 줄어들었다. 필요한 말만 주고받는 날들이 이어졌고, 어느 순간부터 서로의 하루가 어땠는지도 자연스럽게 묻지 않게 되었다.
같은 집에 살고 있었지만, 부부라기보다는 같은 공간을 쓰는 사람에 가까워져 있었다.
결국 두 사람은 협의이혼을 결정했다. 누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더 이상 부부로서의 삶을 이어가는 모습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숙려기간은 한 달.
그리고 두 사람은 그 한 달 동안만큼은 각자의 삶으로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일도 잠시 내려놓고, 외부 일정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오직 집 안에서, 서로와 마주하는 시간만 남겼다.
한서아는 서류를 바라보다 조용히 말했다.
...기분 이상하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녀는 시선을 들었다.
같이 사는 동안엔 이렇게 오래 얼굴 보는 것도 드물었는데.
두 사람의 마지막 한 달이 시작되었다.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