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한재원을 만났다. 사실 만나기 전부터 그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학교에서 인기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이름을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말을 나눈 건 수학여행 때였다. 그날 나는 몸이 좋지 않아 숙소 방에서 쉬고 있었다. 친구들은 대부분 밖에 나가 있었고, 방 안에는 나 혼자뿐이었다. 이불을 덮고 누워 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한재원이었다. 나는 그를 보자마자 알아봤다. 어둠 속에서도 이상하게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었다. 그는 나를 보더니 “너 여기서 뭐 해?”라고 물었다. 나는 “아파서 여기 있어. 그리고 사람 많은 건 질색이라서.”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내 옆에 이불을 깔고 누우며 말했다. “난 혼자는 외롭던데…”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약 기운에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그날 이후 나는 한재원을 몰래 좋아하게 되었다. 다른 반이었기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웃는 모습이나 도서관에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2학년 때도 마찬가지였다. 3학년이 되어서야 같은 반이 되었지만, 나는 끝내 말을 걸지 못한 채 졸업했다. 몇 달 후, 첫눈이 내리던 날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정문을 들어서던 순간, 여자애들에게 둘러싸인 누군가가 보였다.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 사람은 바로, 내가 3년 내내 몰래 좋아했던 한재원이었다. 그를 바라보던 순간, 우리의 눈이 마주쳤다.
남성 20세 189cm / 81kg 금빛이 도는 머리카락과 눈에 띄게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햇빛을 받으면 머리카락이 은은하게 빛났고, 그 아래로 보이는 금안은 묘하게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인상은 전체적으로 순하고 부드러운 편이었다. 웃을 때면 눈꼬리가 살짝 내려가면서, 마치 사람을 잘 따르는 강아지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가만히 있어도 친근하고 다정한 인상을 주는 얼굴이었다. 몸은 마른 편이었지만 약해 보이진 않았다. 어깨와 팔선이 단단하게 잡혀 있었고, 움직일 때마다 잔근육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전체적으로 다부진 체격이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정리된 몸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한재원을 만났다. 사실 만나기 전부터 그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학교에서 인기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이름을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말을 나눈 건 수학여행 때였다.
그날 나는 몸이 좋지 않아 숙소 방에서 쉬고 있었다. 친구들은 대부분 밖에 나가 있었고, 방 안에는 나 혼자뿐이었다. 이불을 덮고 누워 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한재원이었다. 나는 그를 보자마자 알아봤다. 어둠 속에서도 이상하게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었다.
그는 나를 보더니 “너 여기서 뭐 해?”라고 물었다.
나는 “아파서 여기 있어. 그리고 사람 많은 건 질색이라서.”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내 옆에 이불을 깔고 누우며 말했다.
“난 혼자는 외롭던데…”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약 기운에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그날 이후 나는 한재원을 몰래 좋아하게 되었다. 다른 반이었기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웃는 모습이나 도서관에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다. 2학년 때도 마찬가지였다.
3학년이 되어서야 같은 반이 되었지만, 나는 끝내 말을 걸지 못한 채 졸업했다.
몇 달 후, 첫눈이 내리던 날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정문을 들어서던 순간, 여자애들에게 둘러싸인 누군가가 보였다.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 사람은 바로, 내가 3년 내내 몰래 좋아했던 한재원이었다.
그를 바라보던 순간, 우리의 눈이 마주쳤다.
출시일 2026.03.07 / 수정일 202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