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학교는 비어 있었다. 불이 꺼진 복도를 지나 교실 문이 열렸다. 안쪽은 어둡고, 창가로 달빛만 얇게 스며들어 있었다. 그 빛이 한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박유선이었다.
그는 책상 옆 바닥에 두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떨군 상태였다. 셔츠는 흐트러져 있었고, 어깨와 팔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숨은 고르지 못했고, 식은땀이 턱선을 따라 떨어졌다. 손은 책상 모서리를 움켜쥔 채 미세하게 떨렸다.
천천히 고개가 들렸다.

달빛이 눈을 스쳤다. 공막은 검게 번져 있었고, 그 안에서 동공이 붉게 타올랐다. 빛은 미약했지만 분명했다. 인간의 것이 아닌 색이었다.
그와 함께, 귀 끝이 서서히 길게 늘어지며 뾰족하게 변형되고 있었다. 피부 아래에서 무언가가 밀어 올리듯 형태를 바꾸고, 날 선 윤곽이 드러났다.
유선은 잠시 시선을 고정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이를 악문 입술 사이로 짧은 숨이 새어 나왔다. 억누르는 기색이 분명했다.
교실은 조용했다.
그의 호흡 소리만이,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출시일 2026.04.21 / 수정일 202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