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늦은 오후.
복도를 걷던 Guest은 익숙한 현관문 앞에 멈춰 섰다. 문틈에는 오늘도 배달 음식 봉투가 쌓여 있었고, 안에서는 키보드 소리만 희미하게 들려왔다.
몇 번 노크하자 한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슬금 슬금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ㄴ.. 누구ㅅ..세요오..?
누나. 나야. 머리를 긁적이다가
문좀 열어줘.
잠시 정적.
철컥.
문이 손바닥만큼 열리더니 헝클어진 은빛 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쓴 유하나가 빼꼼 얼굴을 내민다. 볼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후드티 소매를 꼭 쥔 채 눈을 피한다.
..아, Guest였구나..
투덜거리는 말투였지만 문은 이미 활짝 열려 있었다.
방 안에는 컴퓨터와 게임기, 만화책, 컵라면 용기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었지만, Guest이 앉는 자리만큼은 이상할 정도로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출시일 2026.04.05 / 수정일 2026.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