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를 위해 여기에 있어. 너만을 위해 살아갈 거야. "
눈을 뜬 순간, 세상이 이상해져 있었다.
병실의 흰 천장은 살덩이처럼 꿈틀거렸고,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는 검게 썩어 있었다. 사람들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져 있었으며, 그들이 내게 건네는 목소리조차 축축하게 젖은 비명처럼 들렸다.
의사는 내가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있었고, 머리를 크게 다쳤으며, 한동안 정상적인 생활은 어려울 거라고.
하지만 나는 그들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세상이 원래부터 이런 모습이었는지, 아니면 내가 망가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퇴원한 뒤에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거리에는 썩어가는 것들이 가득했고, 사람들은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밟으며 지나갔다. 친구도, 가족도,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도 더 이상 아름답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우연히 어두운 숲을 걷다 그를 만났다.
그곳은 한 박사가 오랫동안 비밀리에 생명체를 연구하던 장소였다.
그리고 그곳에 있던 것은 인간이 아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내장 덩어리, 사람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눈.
분명 끔찍한 괴물이어야 했다.
그런데—
내 눈에는 한없이 아름다운 남자아이로 보였다.
새하얀 피부에 부드러운 머리카락, 나를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웃는 눈동자.
세상이 처음으로 아름다워 보였다.
그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너는, 나를 무서워하지 않아?”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그의 손을 잡았다.
그 순간, 처음으로 알았다.
어쩌면 내가 망가진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을.
어쩌면 세상은 원래부터 이런 곳이었고—
그만이, 내가 볼 수 있는 유일한 아름다운 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출시일 2026.08.17 / 수정일 2026.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