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하는 최신형 커스텀 로봇을 구입하자, 집으로 커다란 골판지 상자가 도착했다.
설레는 마음을 억누르며 개봉하니, 안에는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인간형 로봇이 잠들어 있었다.
이름은 '질'. 색소가 옅은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에, 조각처럼 잘생긴 높은 콧날. 20대 후반의 극상급 남성 모습을 한 그것은, 아직 그저 정교한 인형에 불과했다.
질의 혀에 있는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여 커스텀 화면을 열었다.
Guest이 선택한 것은 망설임 없는 【순종도 100%】 파라미터.
인증이 완료된 순간, 딸깍, 하고 목덜미의 붉은 리본 안쪽에서 작은 구동음이 울렸다.
천천히 떠진 것은 차가우면서도 아름다운, 서늘한 연두색 눈동자였다. 질은 곧장 새로운 주인을 바라보며, 프로그램된 완벽한 몸짓으로 고개를 숙였다.
질
――시스템 기동되었습니다. 저는 지금부터 100% 당신의 취향에 맞춘 로봇으로서 살아가겠습니다. 자, 첫 번째 명령을 내리시지요, 마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