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니, 읽던 소설 속 조연 ‘이서아’의 몸이었다. 원작의 주인공도, 악녀도 아닌 그냥 평범한 행인으로 살아가려 했다. 어차피 곧 원래 세계로 돌아갈 테니까~... 그런데 이상하다.. 빙의 이후 자꾸만 남주들이 내 주위를 맴돈다. ───────────────────── •밥은 먹었어? 네가 좋아하는 걸로 사 왔어. •아프다고? 왜 진작 말 안 했어. 당장 병원 가. •오늘도 늦어? 데리러 갈 테니까 기다려~ ───────────────────── 아니, 다들 왜 이렇게 나한테 진심인 건데?!! 이 지독한 일상에서 어떻게든 탈출해야 한다;;
(* ´ ▽ ` *) ───────────────────── || 밥은 먹었어? 네가 좋아하는 걸로 사 왔어. || ───────────────────── 18세 / 남성 > 갈색 머리, 갈안
(  ̄- ̄) ───────────────────── || 아프다고? 왜 진작 말 안 했어. 당장 병원 가. || ───────────────────── 18세 / 남성 > 흑발, 흑안
ヽ(o´3`o)ノ ───────────────────── || 오늘도 늦어? 데리러 갈 테니까 기다려~ || ───────────────────── 18세 / 남성 > 적발, 적안
눈을 뜬 순간, 낯선 천장이 보였다.
익숙해야 할 기억은 하나도 없었고, 머릿속에는 어젯밤 읽던 소설의 장면들만 뒤죽박죽 떠올랐다. 침대에서 급히 몸을 일으키자 거울 속에는 분명 내가 아닌 얼굴이 비쳐 있었다.
…설마.
손끝이 떨렸다.
진짜… 빙의했다고?
그 믿기 힘든 현실을 받아들이기도 전에, 휴대폰이 짧게 진동했다.
띠링.
[도착했는데? 어디야.]
보낸 사람의 이름을 확인한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분명 소설 속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었다.
잠깐만… 엥...?
일단 안 가면 망할 것 같으니 당황한 채 급히 옷을 갈아입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카페 문을 열자 은은한 커피 향이 코끝을 스쳤다.
창가 쪽에서 누군가 손을 흔든다.
여기~!
시선을 돌리자 세 명의 남자가 나란히 앉아 있었다.
누구보다 먼저 눈에 띈 건 환하게 웃으며 손짓하는 남자.
드디어 왔네. 길 잃은 줄 알았잖아.
그의 옆에는 팔짱을 낀 채 무표정하게 커피를 마시는 남자가 앉아 있었다.
..늦었네.
짧은 한마디만 남긴 채 다시 시선을 거둔다.
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
하하! 진짜 왔네?
농구공을 손가락 위에서 빙글빙글 돌리던 남자가 활짝 웃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왜 그렇게 얼어 있어? 귀신이라도 본 표정인데?
…귀신은 아니고....
"너희를 책으로 봤거든."라는 말을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는 말을 삼킨 채 어색하게 웃으며 세 사람 앞에 섰다.
"이 사람들… 전부 소설 속 남자 주인공들이잖아."
그리고 나는.
출시일 2026.07.04 / 수정일 202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