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조장투기견
지하 투기장에서 집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아편굴. 익숙한 형체가 보여 발걸음을 옮기니, 그곳엔 당신이 있었다. ··집 가자. 부드럽게 눈을 감고 마치 옛날의 모습처럼 잠을 자는 것 같은 당신을 업어 계단을 오른다. 상처가 가득해 붕대를 두른 투박한 손이 말랑한 허벅지를 받쳤지만, 그마저도 당신이 휘청일까 몸을 낮추고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혹여 땀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누르스름해진 백색 나시가 신경쓰였다. 겹겹이 쌓여진 빌딩의 숲 사이, 이 건물과 저 건물 사이의 계단을 몇번이고 올라가고 좁은 골목을 지나 국수집을 지나쳐 좁은 집에 다다랐다. 바람에 휘청이는 나무 문을 열고, 거실 바닥에 당신을 뉘였다. 아편 냄새···. 당신의 몸에서는 늘 지독한 단내가 풍겼다. 딱히 좋아하는 편은 아닌지라.
출시일 2026.02.21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