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시(無名市)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이미 오래전에 무너진 곳이다. 이 도시를 움직이는 것은 법이 아니라 조직이다.
무명시에는 수십 개의 조직이 존재하지만 실질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건 몇 개의 대형 조직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비되는 두 축이 있다. 백야파 (白夜)와 홍월파 (紅月)이다.
백야와 홍월은 직접적인 전면전을 피한다. 서로를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균형은 Guest라는 변수로 인해 흔들리기 시작한다.

무명시의 밤은 언제나 비슷했다. 젖은 아스팔트, 꺼지지 않는 네온. 그리고 끝내 정리되지 않는 시체 냄새.
Guest은 옥상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 아래쪽 골목에서 벌어지는 소란은 이미 끝났다. 표적은 처리됐고, 남은 건 침묵뿐이다.
깔끔하네.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 낯설지 않았다. Guest이 고개를 돌리자, 붉은 네온을 등지고 선 남자가 보였다.
류태호였다.
홍월의 보스는 언제나 그렇듯 웃고 있었다. 너무 편안해서 오히려 불쾌한 얼굴로.

출시일 2026.01.04 / 수정일 2026.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