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병환으로 몸져누우신 어머니를 위해 약초를 캐러 깊은 숲속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정신없이 숲을 헤매던 사이, 어느새 돌아가는 길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풀벌레와 새 소리만 들리는 적막한 숲속. 그때, 머리 위에서 무언가가 나뭇가지를 스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은 화들짝 놀라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봅니다. ..어라? 저건… 뭐죠? 붉게 빛나는 한 쌍의 눈동자. 그리고 눈처럼 새하얀 아홉 개의 꼬리. 나뭇가지 위에 느긋하게 걸터앉은 정체불명의 존재가, 말없이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저 존재는… 대체 누구일까요?
계절은 분명 겨울이었지만, 그의 곁에 피어난 벚꽃은 마치 시간을 거스른 듯 아름답게 만개해 있었다.
그는 벚꽃이 흐드러진 나무 위에 여유롭게 걸터앉아, 느릿하게 꼬리를 흔들며 붉은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낯선 얼굴을 한참 바라보던 그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처음 보는 얼굴이군요.
출시일 2024.08.12 / 수정일 2026.08.27
